미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마침내 아이폰을 출시한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각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버라이즌이 아이폰 출시 계획을 다음주 화요일(현지시간 11일)에 뉴욕에서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버라이즌은 이와 관련 기자들에게 행사 초청장을 보냈지만, 행사 주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이 버라이즌 매장에 출시되는 시점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되는 아이폰은 기존 아이폰4와 같은 사양으로 알려졌으며, 당연히 CDMA 망에서 운용된다.
아이폰이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되면 미국 아이폰 이용자들은 이동통신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AT&T가 독점 공급함으로써 아이폰을 쓰고 싶으면 무조건 AT&T에 가입해야 했다.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들 사이에서도 격변이 예상된다.
그동안 AT&T가 아이폰을 독점 공급함에 따라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따라서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AT&T-아이폰 연합'과 '버라이즌-안드로이드폰 연합'의 대결구도였지만 앞으로 각 사업자가 모든 스마트폰을 공급하며 치열한 네트워크 싸움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특히 스프린트, T모바일 등 여전히 아이폰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 3위 이하 사업자들의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레콘 애널리틱스의 애널리스트 로저 엔트너는 "3위 이하 이통사업자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위 이하 사업자들이 언제 아이폰을 공급할 지도 주목된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버라이즌을 통해 안드로이드폰을 공급해왔던 업체들은 이 시장을 상당부분 아이폰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됐고, 거기서 부족한 부분을 AT&T를 통해 만회해야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애플로서는 미국내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은 AT&T의 네트워크에 불만을 가졌었고 네트워크 상태가 더 나은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되기를 희망해왔다. 이 때문에 상당수가 버라이즌을 통해 아이폰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이는 "버라이즌을 통해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이 1천만명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애플 또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여러 사업자를 통해 파상적인 공격을 해옴에 따라 미국에서 이동통신 사업자를 다변화할 필요를 느꼈고 그런 수치를 예상해왔다.
어찌됐건 미국 이동통신 시장이 혼전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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