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업계 세계 1위를 놓고 접전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수익성을 강조해온 LGD디스플레이가 3천억원대 적자를 낸 반면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1천억원 흑자를 낸 것. 같은기간 LCD 패널 가격 하락 등 업황악화로 두 기업의 실적 둔화는 예상됐던 대목.
그럼에도 적자와 흑자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 배경에는 LG측 과징금 쇼크와 함께 삼성측 자회사 효과가 주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이익이 더해지면서 최악의 업황에서도 사업부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28일 삼성전자(대표 최지성)는 지난해 4분기 LCD 사업부에서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기간 LG디스플레이가 3천8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와 LGD가 LCD 패널 판매량, 매출, 이익 등에서 극심한 1위 다툼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4분기에 5천억원 가까운 격차를 내며 삼성전자가 완승한 셈이다.
그러나 LGD의 과징금 변수와 삼성전자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효과를 제외하면 양측의 격차는 훨씬 줄어든다.
실제 두 회사의 작년 4분기 실적차의 원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고객 차이에서 오는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 ▲LGD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로부터 받은 과징금 등으로 압축된다.
먼저 LGD는 이번 4분기 실적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받은 반독점법 위반 관련 과징금 2억1천500만 유로(약 3천300억원)을 손실로 반영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반면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지난해 부터 새 회계기준(IFRS)이 적용되면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SMD의 매출과 영업익이 연결되면서 1천억원 흑자를 냈다.
업계 및 시장전문가들은 이같은 삼성전자 LCD 사업부 4분기 영업익에 반영된 SMD 측 이익규모가 1천200억~1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LCD 사업부 역시 적자를 낸 셈이다.
시장전문가들은 SMD에서 연결되는 영업익 규모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1조원 가량 늘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똑똑한 자회사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
이와관련 LGD 권영수 사장도 실적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LGD의 4분기 실적 차이에 대해 "OLED 때문"이라며 "삼성은 OLED가 흑자고 LGD는 적자"라 언급하기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SMD 영업익이 LCD 사업부에 연결되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효과에 지난해 하반기 꾸준히 진행된 LCD 패널 가격 하락도 LGD에 비해 삼성전자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패널 가격이 하락세일 경우 삼성전자와 소니라는 비교적 규모가 큰 고객사를 확보한 삼성전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소니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의 경우 패널 가격 하락세일 때 LGD에 비해 유리한 면이 있다"며 "반대로 패널 가격이 호황일 경우에는 고정거래가격 변동폭을 즉시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삼성전자보다 LGD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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