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월 국회 등원 여부를 정하지 못하고 설 연휴 이후로 미뤘다.
2월 국회 등원 여부에 대해 논의한 3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참석 의원들은 등원에 찬성하는 의원보다 반대하는 의원이 약간 다수를 이뤘다.
지도부는 대체적으로 등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12월 8일 날치기를 저지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고민해달라"면서 "산적해 있는 문제도 많지만 우리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최소한의 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등원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던 박지원 원내대표도 "정부 여당은 실리를 택하고 야당에게는 명분이라는 숨통을 터주는 것이 우리 정치의 관례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저는 항상 국회가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이므로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여당은) 지금까지 털끝만큼도 우리에게 명분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해야 하지만 현재 이명박 정권의 국회 무시, 야당 무시에 대해 우리가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2월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의원도 있었다.
박병석 의원은 "재래시장을 가봤는데 서민 고통이 말할 수 없다"면서 "물론 날치기 예산과 형님 예산을 규탄해야 하고, 우리가 얻은 것이 없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이미 이에 대해 심판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금 구제역, 조류 독감, 서민들을 난민화시키는 전세대란 등은 전국적 재앙이다. 무엇 하나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국민의 이런 분노와 서민의 고통을 생각해서라도 야당이 이제 국회에 들어가 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 의원총회 결과는 정부 여당에 성의 있는 자세 표시를 촉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는 것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날치기된 예산에 대한 성의 표시, 재발 방지 약속과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등의 기존 요구에 대해 정부여당이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연휴 동안 한나라당과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2월 임시국회 등원에 관련된 입장이 결정되지 못했지만 민주당이 임시국회에 등원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등원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다수를 이루었고, 지도부 역시 등원에 반대하는 입장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결국 민주당이 등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설 연휴 동안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일 수 있을지가 2월 국회 실시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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