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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과학벨트-신공항 유치 지역 대결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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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비즈니스벨트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이 지역 대결장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지난 7일 국회와 한나라당사에서는 의원들이 대규모 지역사업을 놓고 각각 자신들의 지역구로 유치돼야 한다는 강성 목소리를 토해냈다.

◆과학벨트, 與野 충청 민심 좌우 '한 목소리'

이날 오전 한나라당사 기자실에서는 대전광역시장 출신의 박성효 최고위원이 간담회를 자청해 과학벨트에 대한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최고위원은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 시간에 '충청민심을 전하려 하겠다'고 입을 뗐다가 안상수 당 대표에게 저지당하자 곧바로 간담회를 마련한 것.

이 자리에서 박 최고위원은 "충청 민심이 아주 나쁘다. 대통령께서 지난 1일 신년 방송 좌담회에서 말한 내용 때문에 아주 어려움이 많다. 당혹감과 분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청와대) 참모진이 잘못 보좌했는가. 공약집에도 충청 유치가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선거 때 관심 끌려고 했다고 말하고 백지상태로 선정하겠다니 이렇게 우습게 변질될 수 있는가. 공약에 대한 인식이 이러한 것인가에 대해 충청도민은 분개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계파를 초월한 갈등 양상은 마찬가지다. 충청권과 호남권이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출신의 김영진 의원은 지난달 31일 당 의원총회에서 과학벨트 입지를 놓고 광주를 포함해 충청, 포항을 연계하는 광역권 벨트화를 주장했다. 그러자 충청권의 박병석, 변재일 의원 등이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라며 반박하면서 때아닌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와 관련해 충청권 경우에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충청 유치'를 외치며 단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남권 신공항, 부산 vs 非부산 영남지역 대결장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서는 '부산 vs 영남 4개광역시·도'간의 대결 구도가 벌어지고 있다.

7일 오후 국회 브리핑실에서는 경남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4개 지역 유치단체들이 대거 상경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남 밀양은 경쟁도시인 부산과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밀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영남권 주민들은 신공항 최적지로 밀양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왔다. 3월 입지 선정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가 현재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각 지역 유치사업들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과학벨트, LH공사 이전 등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합의가 된 사항도 어느 지역 1곳에서 틀어버리면 모두 안 되는 일이 계속 생긴다면 문제라고 본다. 이것은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신뢰의 문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권 의원들은 '선거 민심'을 거론하며, '부산권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권 의원들은 신공항이 가덕도에 세워지지 않으면, 부산 지역은 내년도 총선과 대선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것.

'표심'까지 호소하며 저마다 자기 지역으로의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과학벨트와 신공항 선정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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