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고통받던 케냐 어린이들, 한국서 희망찾다

가난 때문에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방치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케냐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길이 열렸다.

사연의 주인공은 쉐드락 왓띠모(3세·남)와 페이스 집카로이(10세·여). 이 어린이들은 복합심장기형으로 태어났으나 가난과 현지의 열악한 의료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이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들이 지난 8일 입국해 9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자선(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사업을 통해 쉐드락과 페이스를 비롯한 해외빈곤 환자를 초청, 무료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초청 대상자는 마다가스카르, 케냐,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5개국 8명이며 신경섬유종, 심장병, 보행장애, 고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성형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의 수술이 진행될 계획이다.

이 병원 사회사업팀 이숙자 팀장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빈곤 등의 이유로 치료를 못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수술을 통해 환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입국한 쉐드락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키베라 지역에서 특별한 직업 없이 세탁 도움 등으로 월 1천600 케냐실링(약 2만4천원)을 버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또 함께 입국한 페이스는 소작농인 아버지와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으며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의 일정치 않은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입국한 쉐드락과 페이스를 시작으로 오는 3월까지 모든 환자의 입국과 수술을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원 세브란스병원장은 "이번 사업은 126년 전 의료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세브란스병원의 창립 정신을 되새기고 우리가 받은 사랑을 전 인류와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어린이의 치료와 수술에 드는 모든 비용은 세브란스병원 측에서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