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사업의 성패는 연구개발(R&D), 관련 인재 확보에 경영진이 나서라."
구본무 LG 회장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태양전지, 태블릿PC용 LCD 등 LG의 미래성장사업 현장 세 곳을 잇따라 방문, 이같은 R&D와 인재를 강조했다.
구본무 회장은 15일 충북 오창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17일에는 경북 구미에 위치한 LG전자 태양전지 공장 및 LG디스플레이 태블릿PC용 LCD모듈 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현장 방문에는 강유식 ㈜LG 부회장과 조준호 ㈜LG 사장이 동행했다.
구 회장은 이번 현장경영을 통해 해당 사업 경영진에게 미래성장사업에 대한 보다 과감한 R&D투자 및 R&D인력 확보를 강하게 당부했다.
구 회장은 "배터리의 경우 지금 앞서있다고 자만하지 말고 R&D에 과감히 투자해 사업을 계속 리드해 나가야 한다"며 "결국 미래성장사업의 성패는 R&D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수한 R&D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일에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도 미래 핵심 및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투자를 확대,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 이의 실천을 당부한 것이다.
실제 구 회장이 이번에 점검한 전기차 배터리, 태양전지, 태블릿PC용 LCD 등 3개 사업은 LG가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분야.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이 GM, 포드 등 10여개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2015년에는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양전지는 LG전자가 구미에서 지난해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해 120MW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등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으며, 이 역시 2015년에 3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블릿PC용 LCD는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구미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올 1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국내외 태블릿PC 업체들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구 회장은 15일 LG화학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사업현황을 보고받고 전극, 조립, 활성화, 패킹(Packing) 공정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한 LG화학의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연간 850만셀을 생산할 수 있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으로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라인이다. 전력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반떼 하이브리드카 연간 50만대 이상에 탑재될 수 있는 배터리가 생산되는 셈이다.
오창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이미 GM의 전기차 볼트와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포르테, 소나타 하이브리드카 등에 공급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고출력을 내면서도 부피는 지금보다 더 작은 배터리 개발에 매진해 달라"며 "그래야 전기차 제조 회사들이 최종 사용 고객을 위해 디자인이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구 회장은 1공장 바로 옆에 증설 중인 2공장 건설현장으로 이동, 공사 진척현황에 대해 점검하며 현장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안전사고에 유의하고, 공장 완공에 차질없게 잘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LG화학은 2013년까지 1조원을 추가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를 연간 6천만셀로 증설할 예정이다.
이어 구 회장은 17일에는 구미의 LG전자 태양전지 공장을 방문했다. 구 회장은 LG전자 태양전지 공장에서 태양전지 셀 및 모듈 생산라인을 꼼꼼히 살펴보고 "엔저 시대에 대비해 일본 태양전지 업체들과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LG전자의 구미 태양전지 공장은 120MW급 1기 라인에서 결정형 방식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현재 210MW급 라인을 추가로 증설해 시험 가동을 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생산능력을 1GW(기가와트)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양산 4개월 만에 태양전지모듈의 제조수율이 98%를 상회하는 수준의 성과를 내며 태양광 최대시장인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올해 생산분에 대해서도 공급계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이어 구 회장은 곧바로 LG디스플레이의 태블릿PC용 LCD모듈 공장으로 이동해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태블릿PC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 곳에 지난해 5월부터 태블릿PC용 LCD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올초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연내에 월 5백만대 규모로 생산규모를 늘려 태블릿PC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LCD는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생산장비 국산화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의 이번 현장방문은 그룹의 미래사업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 관계자는 "평소 경영진에게 현안 뿐만 아니라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 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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