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27 재보선에 나갈 마땅한 인물을 정하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4.27 재보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전 유일한 전국 선거로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의 향배가 갈리는 중요한 선거다. 더욱이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체제로 겪는 첫 선거여서 패배한다면 당의 주요 대권주자인 손 대표가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나라당이 거물 공천 방침을 정하고 강원도지사에 한승수 전 총리, 성남 분당을에 정운찬 전 총리, 경남 김해을에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공천을 고려하는 등 이른바 총리 벨트를 고민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의 주요 주자들은 잇따라 불출마하거나 고사하고 있다.
4.27 재보선의 핵심 지역인 강원도에 대해 손학규 대표와 이광재 전 지사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에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권 전 부총리는 현재까지 고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문순 의원도 여전히 유력한 카드지만 본인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이광재 전 지사의 부인 이정숙 씨도 불출마 입장을 정했다.
이씨는 언론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 제 자신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제가 경험이 없는 전업주부인 것을 떠나 제 타고난 그릇이 도지사라는 막중한 자리에 맞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저를 고민하게 했던 것은 강원도였다"면서 "그 모든 아쉬움과 죄송함을 내려놓으며 이제는 다음에 선출되는 분이 잘 하시리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려고 한다. 강원도민들께서 역량있는 분을 도지사로 선택하리라 믿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쟁점 지역인 경남 김해을에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불출마 입장을 정했다. 이 지역은 국민참여당이 이봉수 노무현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후보로 일찌감치 내정하고 민주당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조정이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이 지역에는 김윤현 경남 청소년 수련시설협회 회장과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당직자도 "이 지역에서 후보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상대적으로 무게감은 떨어진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분당을도 후보가 마땅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모두 고사했다. 현재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당 내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직접 출마해 선거에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 개혁특위 내 공천제도분과위원장인 문학진 의원은 21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당의 앞날을 위해 분당을 후보로 나섰으면 좋겠다"면서 "한나라당은 분당 선거가 대구 선거보다 더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분당 표심에 상당한 질적 변화가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제대로 된 승부수를 던진다면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공식 요청했다.
손 대표 측에서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표는 전국을 돌며 선거를 관장해야 하는데 출마하라는 것은 선거에 지라는 뜻"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후보난이 계속되면 이같은 요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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