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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엄기영과 최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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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전직 방송사 사장 출신의 두 정치인이 여야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최대 격전지에서 맞붙게 됐으니 말이다.

엄기영 전 사장과 민주당 최문순 전 의원이 오는 4.27 재보선에서 강원도지사 직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직 당내 경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들의 격돌이 점쳐진다.

두 사람은 모두 MBC 사장 출신이다. 더구나 엄 사장은 최문순 의원의 춘천고 5년 선배다. 결국 고교 선후배이자 한 직장의 20년지기로 한 시대 MBC를 이끌었던 두 사람이 강원도 도백이 되기 위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셈이다.

두 사람의 대결이 더욱 기막히게 느껴지는 것은 이들이 걸어온 길 때문이다.

최문순 전 의원은 MBC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05년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84년 MBC 보도국 사회부 기자로 시작해 96년 해직기자 경험도 있다.

반면 엄기영 사장은 프랑스 특파원으로 시작했다. 아직도 '파리에서 MBC 뉴~스 엄기영 입니다'라는 독특한 억양의 그의 마무리 멘트는 자유를 갈망하던 80년대 많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이후 보도국 정치부 부국장을 거쳐 MBC의 최장수 간판 앵커로 최 의원에 이어 2008년 사장직에 올랐다.

최 의원에게는 '촌놈' '잡초'가, 엄 사장에게는 '바바리 코트'가 떠오를 만큼 두 사람의 인생은 서로 닮은 듯 다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일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엄기영 전 사장은 "강원도를 위해 한나라당을 선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최문순 의원은 "(현 정권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분이)그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사장 취임 후 줄곤 'PD수첩-광우병' '언론법 개정' 등으로 현 정권과 마찰을 빚어오다 작년 2월 사퇴한 엄기영 전 사장은 자신의 한나라당行이 '도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최 의원은 선배에 대한 섭섭함과 실망감을 애써 표현한 듯 하다.

아직 강원도지사 출마를 놓고 각 당내 경선도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시선은 어느 곳보다 날이 서 있다. 그만큼 두 사람간에 쌓인 애증이 깊다는 뜻일 것이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강원도민의 눈도 예사롭지 않다. 강원도민 입장에서는 '박연차 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한 이광재 전 지사의 후임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수 끝에 오는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막대한 과제도 안고 있다. 이성적인 머리와 감성적인 마음이 동시에 작용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4월 27일, 강원도민이 과연 누구를 강원도백으로 선택할 지 그만큼 궁금한 이유다.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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