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스카이라이프와 지상파방송사간 수신료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스카이라이프에서 MBC와 SBS 등 일부 지상파 HD 방송이 서비스되지 않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법적 소송과 협상난항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이 스카이라이프와 MBC간 수신료 분쟁 소송의 결심 판결을 내렸지만 양 측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원은 수신료 계약과 관련, 양 측에 KT 사례를 기초로 합의된 방안을 다음 조정기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법원은 조정기일을 다음달 6일로 정했다.
MBC 측은 당초 '계약서대로' 가입자당요금(CPS)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스카이라이프 측 역시 이를 지불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MBC 관계자는 "애초 계약대로 CPS가 아닌 안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면 조정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어떤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라이프와 MBC는 지난 2008년 CPS를 조건으로 다년 계약을 맺었다. MBC와 스카이라이프는 이후 케이블의 지상파 재송신 관련 소송과 제도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 계약이 파기됐다. 이에 따라 MBC가 서울 남부지법에 스카이라이프를 제소했다.
스카이라이프는 2008년에도 SBS와 1년 계약하고 수신료를 지급했으나, 이후 약 2년 간 SBS를 재전송하면서도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신료 산정의 입장차가 너무 큰 까닭이다.
SBS는 스카이라이프와 2년 이상 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 더 이상 의견 합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조만간 강경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비계약 상태에서 스카이라이프가 2년간 SBS를 무단 재전송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SBS 관계자는 "협상되지 않은 채 2년이 흘렀는데 더 이상 스카이라이프의 재전송을 방치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주 내 이사회 보고한 뒤 관련 조치를 조만간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 측은 지상파가 요구하는 대로 협상에 응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 1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개최된 '유료방송 업계 CEO 간담회'에서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지상파에 가입자당 월 사용료 280원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지상파 방송이 CPS로) 280원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는 데 그럴 바엔 문 닫는 게 합리적이다"라며 "지상파 방송이 유료 방송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없애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TV가 자체적으로 지상파 신호를 잡아 가입자에게 송출하고 있는 반면 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전송해주는 콘텐츠를 받아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 측이 스카이라이프에 방송 전송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 못하는 것이다.
한편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지상파가 송출을 중단한다면 이용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법적인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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