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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폐쇄…게임이용자들 음지로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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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 전혀 대처 못해

[박계현기자] 지난 2월 중순 애플 아이폰4를 구입한 강현아(28·경기도 용인)씨는 국내 한 모바일 게임업체의 게임이 하고 싶어 찾다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앱스토어에는 게임이 등록돼 있지 않고, 미국 계정에 가입해 시도했지만 미국 전용 신용카드가 없으면 유료 게임을 구매할 수 없었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수가 250만명을 넘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은 막혀 있다.

애플과 구글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친 게임만 합법적 게임물로 인정하는 국내 게임산업진흥법 조항에 부담을 느껴 현재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를 폐쇄해 놓았기 때문이다.

◆95개국 중 한국 등 5개 국가만 게임 카테고리 폐쇄해

지난 1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100억건이 넘는 콘텐츠가 다운로드 되고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전체 애플리케이션수는 3만5천개를 돌파했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여전히 콘텐츠의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

개발자가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할 경우 기본적으로 앱스토어가 있는 95개국이 대상국가로 선택된다. 개발자가 별도로 출시 국가를 제외시키지 않는 이상 하루 정도 차이를 두고 개발자가 출시한 게임은 전체 국가의 앱스토어에 올라가게 된다. 물론, 게임 카테고리가 없는 한국은 예외다.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고 있는 아이튠즈 스토어 관련 약관에서 게임 이용약관이 빠진 국가는 전체 95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코스타리카, 카타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단 5개 국가밖에 없다.

모바일 게임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게임은 현재 내수시장을 포기하다시피 한 상태"라며 "이용자들이 미국 계정이나 홍콩 계정을 통해서 게임을 받거나 불법 해킹 게임을 다운받아서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을 유통하는 KT는 공급 초기에 아이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공식 홈페이지의 '이찬진의 A부터 Z까지'라는 강좌를 통해 미국 계정 만드는 팁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아이폰 250만대 시대, 콘텐츠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데…

특정 국가의 앱스토어를 정상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주소지와 국내 전용 신용카드 정보가 필요하다.

강씨처럼 국내 모바일게임사의 유료게임을 다운로드 받길 원하는 이용자들은 가짜 해외 주소로 해외 앱스토어 계정을 만든 뒤 G마켓, 옥션 등에서 미국 애플 앱스토어의 기프트카드를 구입해서 유료 애플리케이션 결제에 사용하고 있다.

G마켓 등에서 팔리는 기프트카드는 미국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판매자가 결제해 조금의 웃돈을 얹어 구입한 뒤 기프트카드 번호를 전송하는 것이다.

G마켓에서 기프트카드를 구입한 한 이용자는 "미국 계정을 안 만들고도 아이폰을 잘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미국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며 "한국에선 미국 계정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고 말했다.

현재 옥션의 아이튠즈 기프트카드의 일평균 거래건수는 300여건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으며 G마켓에선 3월 들어 일평균 거래건수 420여건으로 전월 대비 3배, 전전월 대비 16배 이상 증가하는 등 거래건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아이튠즈 기프트카드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빈번하게 거래되는 기프트카드가 1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연간 30억원 수준이지만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을 경우 이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디지털콘텐츠 유통 실태파악 요원

그러나 디지털콘텐츠의 규모를 관리·감독하고 있는 주체는 사실상 전무하다. 애플 코리아가 관련 통계 자료를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G마켓, 옥션 등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전체의 일부일뿐 국내 이용자의 신용카드 결제액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세청이 세관에서 관세나 부가가치세를 통해 거래를 통제하는 다른 실물 거래 상품과 달리 디지털콘텐츠 유통은 실상 국외에서 이뤄지는 거래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국내 앱스토어 등록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를 모았던 개인 개발자 정덕영씨는 "일본 앱스토어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등록시 일본 국세청에서 세금에 관한 안내 정보를 공지하는 창이 따로 뜬다"고 말했다.

일본 국세청의 경우, 디지털콘텐츠를 부가적인 가치로 인정하고 콘텐츠 판매자들에게 과세 사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지 2년이 넘었는데 콘텐츠 시장 규모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게임 뿐 아니라 더 많은 디지털콘텐츠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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