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똑같은 게임을 4.99달러와 무료로 출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모바일게임에서도 부분유료화 모델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송병준 게임빌 사장은 지난 24일 카이스트 소프트웨어 목요세미나 강연을 통해 "네트워크 데이터를 무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모바일게임 산업을 전통적인 다운로드 중심 시장에서 트래픽 중심 시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빌은 매출 중 절반에 가까운 47%를 게임 내 아이템 판매와 애플리케이션 광고 등을 통해 벌어들였다. 이는 2009년의 39%보다 비중이 더 증가한 것으로 회사 측은 스마트폰의 보급추이에 따라 이 부분 매출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임빌은 애플의 미국 앱스토어에서 회사의 인기게임인 '놈'과 '프로야구 2011'을 각각 0.99달러와 4.99달러에 판매하는 한편, 같은 게임을 무료 버전으로 배포하고 있다.
송병준 사장은 "놈·정통맞고 등의 게임들은 국내 피처폰 시장에서 4천원에 판매되던 게임들인데 현재 부분 유료화 모델로도 매출을 내는 중"이라며 "무료에 일부러 광고를 많이 붙여보는 등 수익모델을 실험하면서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예전엔 피처폰용 게임의 경우 4천원이라는 가격에 맞추기 위해 많은 콘텐츠를 미리 만들어서 판매해야 됐는데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선 무료로 배포한 뒤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등 개발기간과 규모가 다변화됐다"고 덧붙였다.
피처폰 환경의 모바일게임이 출시가가 묶여 있는 공장의 '상품'이었다면 스마트폰 환경의 모바일게임은 이용자와 계속 상호작용 해나가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송병준 사장은 "모바일게임에서도 PC온라인에서 쓰던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등 고성능·고용량으로 현란한 3D를 선보이는 게임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며 "'Freemium'으로 이름 붙인 부분 유료화의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은 언제 어디서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모바일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 포털인 모바게타운을 운영하는 일본의 DeNA가 전년 매출 30억원을 낸 엔지모코를 4천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송병준 사장은 "DeNA는 모바일 콘텐츠의 잠재력을 직접 체험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선 이런 흐름을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기는데 어느 순간 이 모델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따라가기 힘들다"며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하고 도전해야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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