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바라는 진보대통합은 이루어질까?

[채송무기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리고 승리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다. 승리하고 행복해지는 길이 저기 있는데 왜 그 길을 가지 않나. 사람들이 볼 때 '왜 저런 일을 할까' 할 정도로 과감한, 낡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것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신임 대표의 말이다. 유 대표는 지난 23일 민중의 소리 주최로 열린 조국-유시민-이정희 공개 토크쇼에서 2012년 정권 교체를 위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진보대통합에 국민참여당이 포함돼 야권 내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모든 정치 연합은 힘의 균형이 만들어내는 것인데 국민참여당까지 진보로 포함해도 힘의 균형을 통한 진보개혁진영의 선거연합을 이뤄낼 실력이 안된다"며 "이대로 가면 절망적이다. 이대로 가면 의회권력을 한나라당과 그 아류 정당에게서 찾아오기 어려울 것이고 대권도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야권 내 연합을 제대로 하기 위해 힘의 균형을 이룰 것인가"라며 "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비방, 어떤 돌팔매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길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 대표는 취임 이후 비민주당 야권 연합을 이루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신생 정당 대표로 야권 내 대선 후보 선두를 달릴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지만 세력 면에서 커다란 약점을 갖고 있는 유 대표가 진보정당과의 통합을 성사시킨다면 약점으로 평가받는 확장성 면에서 커다른 보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진보정당이다. 현재 진보대통합을 위해 진행되는 8자 연석회의에서 국민참여당은 포함되지 않았다. 더욱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는 국민참여당을 통합 대상에 포함할 생각이 거의 없다.

공개 토크쇼 당시에서도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중한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진보신당과는 같은 길을 가다가 잠시 판단이 달라 갈라서기는 했으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므로 당장 합치면 문제 없이 간다"며 "그러나 국민참여당과는 여러 이야기를 해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 대표는 참여정부의 부채를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한미 FTA가 6월에 올라온다"며 "생각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핵심 관계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요청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양당 통합이 우선 아니겠나"며 "다분히 정치적 수사인데 우리가 왜 국민참여당과 함께 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진보신당 역시 국민참여당을 진보정당이라고 보지 않는 입장이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국민참여당은 무조건 함께 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과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과거 정치적 활동에서 보였던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조직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변인은 "이라크파병, 한미 FTA, 노사관계 로드맵 등에 대해 대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의결 단위에서의 성찰과 함께 이후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며 "현재 조직적인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어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보신당의 핵심 관계자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현실화되려면 현재 진행되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상이 정하기 전에 논의가 돼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함께 하기 어렵다는 판단 근거는 있지만 앞으로 같이 할 수 있을 만한 세력이라는 근거는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