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기자]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사는 직장인 김지현(27)씨는 매일 KTX를 타고 출퇴근하는 '장거리'직장인이다. 김씨의 회사는 충북 오송. 김씨는 매일 7시에 집에서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근처 6호선 연신내 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디지털미디어 시티 역으로 간 뒤 공항철도로 환승, 서울역에 도착한다.
이런 바쁜 출근길이지만 김 씨는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정신 없이 뛰어본 적이 거의 없다. 바로 버스 도착과 지하철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십분 활용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중교통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조금 늦어도 무작정 기다리지 않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다"면서 "덕분에 여유 있는 출근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통정보 시스템은 이른바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의 일부분이다. ITS는 도로, 차량, 신호시스템 등 기존 교통체계에 통신·제어 등 기술을 접목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토록 하는 차세대 교통 시스템이다.
◆ 이미 일상생활 속에 녹아있는 ITS(Intelligence Transportation System)
ITS는 용어는 어렵지만 일반인들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고속도로 진출시 톨게이트에서의 요금 징수 방법으로 사용 중인 '하이패스'시스템과 대다수 버스정류장에 설치돼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버스정보시스템'도 ITS 분야 중 하나다.
하이패스는 차 내에 부착된 단말기와 기지국간 무선 통신을 통해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이 톨게이트에 있는 하이패스 구간에 진입하면 차종을 분류 한 뒤 단말기와 기지국이 무선통신을 통해 차종에 맞는 요금을 징수하게 된다.
효과 또한 만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패스를 이용하면 평균 3초 내에 톨게이트 통과가 가능하다. 기존 인력을 활용한 징수 시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15초사이임을 감안하면 약 3분의 1이 단축되는 셈이다.
버스정보시스템도 시민들의 약속시간을 지켜주는 서비스로 편의를 돕고 있다. 지난 2000년 부천시가 처음 시행한 이 시스템은 각 버스에 부착된 GPS를 통해 운행상황을 교통 센터로 전달, 각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에 표시해 준다. 승객들은 이를 통해 몇 분뒤에 버스가 도착하는 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2008년 12월 전국 315개 모든 톨게이트에 하이패스 구간이 구축된 후 고속도로 이용자의 50%이상이 하이패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보다 앞서 구축한 일본보다 보급속도도 10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선불 하이패스카드 뿐 아니라 후불카드 도입도 검토중이며 빠른 교통흐름을 위해 단계적으로 하이패스 구간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 ITS구축·확충…지자체 중심으로 활용 많아져
ITS의 경우 국내에서는 지난 1997년 '국가 ITS 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지금까지 각 지자체와 관련 업체들이 꾸준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오는 2012년까지 총 200억 원을 투입, 지능형 교통시스템 확충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현재 도시고속도로에만 설치돼 있는 시스템을 반포로, 강남대로, 동작대로와 외부 간선 도로 등에 확대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도시고속도로 및 간선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좀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버스정보시스템의 경우 오는 6월까지 교통상황에 따라 도착시간 지연, 사고 현황 등도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부산, 울산시를 포함한 전국 40여개 지자체에서도 ITS 구축 계획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ITS는 IT서비스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
국내 IT기업들도 앞다퉈 ITS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ITS를 올해 성장동력의 한 가지로 정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SDS는 한국도로공사와 신공항고속도로에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을 공급하고 교통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ITS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10월에는 부산광역시에 ITS구축사업을, 올 1월에는 대구광역시 신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SK C&C는 올해 핵심 사업으로 ITS를 선정하고 이를 통해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 C&C는 이미 국내 실시간 환승교통정보시스템(TAGO)과 서울시 도시고속도로에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올해는 중국, 아제르바이잔, 몽골 울란바토르 등에 진출한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달 말 부산과 거제를 잇는 해저터널과 교량에 ITS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제2 서해안 고속도로에도 첨단 교통정보시스템을 구축중에 있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경기고속도로 서수원-오산-평택구간과 대전광역시 ITS사업 2단계 1차 사업을 마무리지었다"며 "앞으로 돌발상황관리시스템, 관제센터 운영설비 등 ITS인프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kbj021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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