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이 2조9천억원에 그쳤다. 지난 2009년 2분기 2조6천700억원 이후 최저치다. 판가하락 등 여파로 LCD와 통신부문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분기는 반도체 및 LCD 가격 회복,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영업익 4조원대 안팎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2조9천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6%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에 비해서는 6.8% 증가했다. 영업익은 전분기 대비 3.7% 감소에 그쳤으나, 전년 동기 대비 34.2% 줄었다. 분기 영업익이 3조원을 밑돌면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지속됐던 영업익 3조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반도체 LCD 호황에 계절적 비수기에도 세트 부문 실적이 호전되면서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대목.
1년새 반도체와 LCD 가격 하락 및 수요 위축에, TV와 휴대폰의 실적도 기대치를 밑돈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늘고도 영업익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판가하락 등이 컸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LCD 적자?… 아이패드 역풍, '태블릿'이 걱정
최근들어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LCD 패널은 좀체 반등에 못나서는 분위기다. 이번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하락은 이같은 LCD 부문의 실적 부진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AMOLED로 인한 이익이 1천억원대가 예상됨에도 LCD TV 등 수요가 위축된데다 구리공정 도입에 따른 수율하락 등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LCD 영업익은 1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폭이나마 흑자를 이어갔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LCD 부문의 적자 여부가 주목된다.
통신부문은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제품 믹스에도 출하량 증가가 당초 기대에는 못미친데다 가격하락, 특히 갤럭시S의 바톤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탭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태블릿PC 판매량은 당초 예상의 절반수준인 100만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체 판매목표도 연초 1천만대 기대에서 700만대 수준으로 하향되는 분위기다. 아이패드2 출시 등 여파로 스마트폰에 이은 태블릿PC 쇼크가 우려되는 대목.
고사양 하드웨어 사용으로 원가하락폭이 제한적인 것도 수익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 10% 이상의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애플리케이션 부족 등으로 상반기 까지는 애플의 독주가 이어질 조짐이다.
TV와 가전이 포함된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은 TV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대신, 생활가전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태.
따라서 이번 1분기 수익 하락의 방어 역할은 단연 반도체가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플래시 가격 안정과 D램 포트폴리오 확보로 영업익 예상치는 1조6천억원 선에서 많게는 1조8천억원대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에는 영업익 4조원 회복 등 조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반도체의 경우 가격 반등국면에 들어간데다 일본 지진 등 여파로 도시바, 엘피다, 하이닉스 등 경쟁사의 웨이퍼 수급 어려움이 삼성보다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대목. 또 LCD도 가격 회복과 AMOLED 이익 확대, TV와 휴대폰 등 세트 역시 빠른 수요회복이 예상된다.
2분기 영업익에 대한 전망치도 상향되는 분위기다. 최근 교보증권은 2분기 영업익 예상치를 4조3천억원선으로 상향조정 했다.
교보증권 구자우 애널리스트는 "2분기는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반도체 부문의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 LCD 및 통신 및 DM 역시 가격 등 업황회복, 성수기 진입과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전부문 실적호전이 기대된다"며 2분기 영업익이 4조3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