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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자원 보고, 아프리카 진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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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자원시장 선점…우리나라 진출 초기 단계

[정수남기자] #. 인천국제 공항에서 북아프리카 관문인 이집크 수도 카이로까지는 직항편으로 1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남아프리카 요충지이자 지난해 월드컵이 개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공항을 이륙해 인천 영종도 땅을 밟기 위해서는 16시간 30분 동안 하늘에 떠 있어야 한다. 만일 홍콩이나 싱가폴, 방콕을 경유하는 비행기라면 꼬박 하루를 허공에서 보내야 한다.

아프리카 대륙은 동쪽 끝 소말리아에서 서쪽의 세네갈 남단의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북단 튀니지까지 각각 7천500km. 대륙 횡단만 해도 비행기로 10시간이 걸린다. 태평양과 비슷한 규모의 면적의 아프리카 53개국에는 9억명이 살고 있다.

종전 아프리카는 내전과 기아, 에이즈가 창궐하는 암흑의 대륙이었으나 최근에는 유엔 회원국 191개국 가운데 25% 이상을 이들 검은 대륙 국가들이 차지하면서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또 아프리카 대륙은 경제적으로도 포스트(후기) 브릭스(Post-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글로벌 황금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아프리카 경제는 매년 5% 이상의 성장세를 실현하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자원 빈국은 처녀지나 다름 없는 아프리카가 '매력 덩어리'임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자원자주개발률이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는 있으나, 지구상의 마지막 자원보고로 떠오른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개발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유·가스 자주개발률은 지난 2007년 4.2%, 2008년 5.7%, 2009년 9.0%, 지난해 10.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최근 우리나라가 이명박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서 15억 배럴 이상의 유전 개발권을 확보, 원유·가스 자주개발률이 사상 최고치인 15% 넘을 것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6대 전략광물(유연탄·우라늄·철광·동·아연·니켈)의 자주개발률은 27%로 집계돼, 근래 들어(2007년 18.5%,2008년 23.1%,2009년 25.1%)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에 대한 진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아프리카 원유 매장량은 1천143억배럴로 세계 매장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개발 유전이 많아 성장 잠재력은 중동 지역을 능가한다고 에너지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또한 천연가스 매장량의 7.8%가 아프리카에 산재해 있고,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50%, 크롬의 70%가 아프리카에 매장돼 있는 등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과 일본은 아프리카 자원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지난 2006년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아프리카를 순방, 자원외교를 구축했다. 또 같은해 11월에는 아프리카 48개국 정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중국-아프리카 개발포럼'을 열고 개발기금과 특혜 차관, 무상 원조 등 모두 90억달러를 지원했다.

지난 2009년 현재 아프리카에는 중국 노동자 75만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중국은 사회간접시설 비용을 차관을 통해 제공하는 대신 천연자원채굴 공동벤처를 세우고 채굴된 자원을 자국으로 수출 토록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수단, 알제리,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에서 유전 개발로 연간 3천만t 이상의 원유를,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잠비아 등에서 구리, 크롬, 백금, 금 광산 등도 확보했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지난 2007년 10월 '과학기술협력 원조자금(ODA)'을 앞세워 아프리카 자원외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연간 아프리카에 대한 차관 규모를 연간 1천200억엔으로 확대했으며, 남아공에서 철크롬 망간을 나이지리아에서 우라늄, 마다가스카르에서 니켈 사업권을 획득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11월 세계 3대 니켈 광산인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광산개발사업에 참여했으며, 현재 잠비아(구리), 나미비아(아연) 등 진출이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아프리카 자원협력 사절단'이 앙골라와 가나를 방문해 현지 에너지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에서 앙골라는 자국의 미분양 광구 개발과 정유공장 건설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들을 소개하며, 한국의 투자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제3의 산유국으로 석유가스 분야 개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사절단은 또 가나를 방문해 한-가나 투자 세미나를 열고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하루 10만배럴 규모의 신규 정유공장과 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SK와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업체들의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김상우 지경부 광물자원팀 사무관은 "우리나라는 지리적 요인과 내전 등 국가적인 리스크 요인 등으로 아프리카 진출이 초기단계"라며 "현재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종연 지경부 자원개발총괄과 사무관은 "정부는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 개발을 위해 민간 기업에 융자·펀드조성·타당성조사 등의 일반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민간 기업이 원할 경우 진출 희망 국가의 고위 정부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정부, 민간기업 혹은 민·관 공동으로 아프리카 자원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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