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논란이 되던 한-EU FTA 비준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요구했던 양도소득세 100% 면제를 정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표결에 앞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이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농가 대책을 추가 발표했다. 8년 이상 축산업을 한 농가가 991m² 이하의 축사와 부수 토지를 양도할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100% 면제하는 내용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추가 의견에 대해 공청회 개최로 여론을 물은 뒤 6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자고 했지만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한-EU FTA 비준안은 재석 25명 중 찬성 17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야당 의원들이 반발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못했고, 남경필 위원장(사진)은 비준안 처리 후 "두려운 마음으로 의결했다"며 "소통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다시는 번역 오류의 문제가 일어나서도 안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EU FTA가 외통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한-EU FTA 비준안이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한-EU FTA 비준안의 29일 본회의 상정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4.27 재보선에서 민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았으면서도 한나라당은 한-EU FTA 비준안을 외통위에서 강행 처리했다"며 "이 과정에서 제가 외통위에 가서 '몸으로라도 저지를 하라'고 했고 농식품위원들이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표결에 아무런 저지를 하지 못한 것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당혹해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외통위원들이 자리를 비우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본회의 상정은 원내대표로서 의사일정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한-EU FTA 본회의 상정을 강력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한-EU FTA는 번역오류 등 졸속협상이 비난의 도마에 올라 있을 뿐 아니라 구제역이 터지기 전에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응당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일 수밖에 없다"며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작년 영세 중소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렵게 통과시킨 ssm상생법마저 한-EU FTA가 통과될 경우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남경필 외통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본회의 상정을 강력 저지하겠다"면서 "한나라당의 의회독재를 더 이상 묵과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이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와 오만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임을 명심하겠다"고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