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4.27 재보선' 참패로 당 안팎으로 쇄신 요구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구원투수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2일 하룻동안 난상 토론을 벌인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연찬회에서 발언자로 나서 "박근혜 전 대표가 나와서 손에 피와 흙을 묻히면 국민이 감동할 것이다. 그러면 한나라당은 살 수 있다"며 '박근혜 구원투수론'를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치는 드라마다.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 모두가 나와서 드라마 시청률을 높여야 한다"며 "현재 한나라당은 감독이 없는데도 모두 주연배우 하기를 원한다.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감독이 있어야 하는데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이 없어서 슬프다"고 말했다.
'친이-친박'을 아우르는 공동지도 체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에서도 박 전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원내수석 부대표인 이군현 의원은 연찬회에서 "당력을 모으는게 우선이다. 최대 주주들이 공동 주주로, 공동 대표체제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며 박 전 대표의 지도력 발휘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 계파를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계파의 실체를 인정하는 '공동 지도 체제'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발언한 것.
하지만 이재오 특임장관보다는 박 전 대표쪽에 무게를 더 싣고 지도 체제 전환을 제안했다는 것이 다른 의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친박계 의원 상당수는 "힘든 일만 떠맡기는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 전 대표 본인의 의견인데 이렇게 우리끼리 왈가왈부 하는 것이 모양새도 좋지 않고 의미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재보선 참패' 후폭풍이 당내에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청와대측은 아무런 책임을 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종혁 의원은 "과거 정권부터 (선거에서 참패하면) 대통령을 비난하고 청와대에 책임을 돌리는 행태가 이어져 왔는데 대통령 탈당을 요구해선 안 된다. 할 수 있는 마지막까지 대통령이 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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