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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 탑재 '스마트카' 열풍, 사실은 단순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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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T맵 옵션으로 탑재…옵션 선택률은 25%에 불과

[박웅서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 수준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 차종 기본 탑재'라는 내용이 사실은 옵션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 태블릿PC,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등 스마트 카를 지원하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스마트 카를 운전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듯 하다.

◆향후 탑재될 차량용 서비스, 기본 탑재 아니라 옵션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르노삼성과 제휴를 맺고 오는 2012년부터 르노삼성 전 차종에 T맵 내비를 기본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T맵 내비는 내비게이션 단말기에서 T맵을 구현하는 솔루션으로, 휴대폰을 통신모뎀으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DMB망으로 교통정보를 수신하는 기존 내비게이션보다 더 빠른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자동차를 출고한 적은 있었지만 통신사의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기는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다양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음악을 제공하는 차량용 멜론 서비스, 폰과 내비게이션 간에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심플싱크, 스마트폰 T맵의 즐겨찾기 리스트를 7인치 단말과 공유할 수 있는 T 데스티네이션 등이 우선 탑재된다. 향후에는 T스토어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SKT의 이런 서비스는 르노삼성의 전 차종 기본 탑재가 아니라 기존의 매립형 내비게이션처럼 단순 옵션이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시 T맵 내비 서비스를 추가로 선택할 경우 제공된다는 의미다. 물론 추가 선택시 자동차 가격은 더 올라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은데 마음대로 탑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옵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은 15만5천696대로 시장 점유율은 10.6%다.

르노삼성의 소비자들의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률은 약 25%. 15만5천여대 가운데 3만8천대 정도만이 '진짜 스마트 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스마트 카도 르노삼성의 경우처럼 옵션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2013년부터 국내외향 모든 차량에 태블릿PC를 기본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태블릿PC가 기본 탑재될 지 옵션으로 적용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보통 자동차의 크기에 따라 옵션 선택률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차종에 따라서 적용 방법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내비게이션 업계 "옵션이 당연. 비싼 스마트 카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

내비게이션 업계에서는 옵션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내비게이션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비포마켓은 에프터마켓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규모"라며 "태블릿PC나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될 경우 가격이 차값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포마켓은 차량이 출고되기 전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돼서 나오는 시장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약 200만대 수준으로 비포마켓은 이중 약 15만~20만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180만대는 전부 거치형 제품과 차량 출고 후 소비자가 제품을 따로 매립하는 에프터마켓이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 카가 대중화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추가 가격 때문이다. 보통 매립형 내비게이션은 이상이 있을 경우 모든 책임을 자동차 제조사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거치형 제품보다 높은 품질과 가격을 요구한다.

거치형 제품이 최대 4~5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쉽사리 비포마켓을 선택하기 어렵다. 자동차에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태블릿PC가 장착된다 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를 기본 탑재해 자동차 가격이 비싸진다면 소비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지도와 관련한 소비자 선택권도 문제다.

르노삼성이 SK텔레콤과 제휴를 맺었기 때문에 르노삼성 자동차에서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T맵만을 사용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에 태블릿PC가 장착될 경우 내비게이션 SW는 자회사 현대엠엔소프트의 전자지도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10개 이상의 전자지도가 나와 있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각각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스스로 마음에 드는 전자지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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