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SK텔레콤이 2011년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은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1년 1분기에 매출 3조 1천321억원, 영업이익 5천980억원, 당기순이익 5천607억원을 달성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 실적은 IFRS 적용으로 인한 재무재표 구성에 따른 변화가 작용해 더 높은 실적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발표된 실적이 그만큼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지난 해 역시 IFRS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환산 수치로도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스마트폰 가입자 덕분이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전 분기 대비 8.6% 증가한 5천980억원이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IFRS로 인한 '착시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마케팅비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1분기에 상당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마케팅비 514억원 감소
SK텔레콤은 특히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마케팅 비용을 514억원 줄였다.
통상 통신회사가 가입자당 단말기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마케팅 비용으로 잡히는데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 60%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등 스마트폰 가입자 비율이 크게 늘면서 가입자당 보조금 지급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됐다.
대우증권 변승재 연구원은 "단말기 보조금은 해당 기기 가격을 통신사가 일시 보조해 주는 형국인데, 스마트폰은 단말기 가격보다는 장기(2년) 계약을 맺고 요금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어서 마케팅 비용(보조금) 감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신규가입자의 스마트폰 가입 비율이 높은데다 경쟁사와 달리 무선 부분의마케팅비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 3사 모두의 공통된 현상이지만 SK텔레콤의 경우 무선 사업 중심이기 때문에 KT나 LG유플러스와 또 다르게 마케팅 비용 감소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 1분기에 500억원 이상의 마케팅비용을 줄였다는 것은 보조금 지급으로 '가입자 쟁탈'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통신업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투자나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실적발표 전날인 3일 설비투자 및 LTE 구축을 위해 3천억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절약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케팅 비용 감소에 힘입어 SK텔레콤은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16% 이상 늘어난 6,100억원을 기록한 것.
아울러 SK C&C 지분을 매각한 1천500억원이 순이익에 반영되면서 당기 순이익은 35% 이상 늘어났다.
일회성 순이익 증가이긴 하나 앞으로도 SK텔레콤은 스마트폰 가입자의 지속 증가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상승하고 보조금이 줄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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