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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선택, 이렇게 하면 '장롱보청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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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선물 1순위 '보청기', 신중하게 선택해야

[정기수기자] 예나 지금이나 보청기는 효도선물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워낙 고가인데다가 자칫 장롱 속 폐물로 전락할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흔히 실패하는 사례를 통해 올바른 보청기 선택 요령을 살펴보자.

보청기 처방, 병원에 안가도 된다?

보청기는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청력검사를 통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귀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올바른 청력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청력 정도의 유형과 정도뿐만 아니라 고막이나 중이 내 이소골의 상태, 내이(달팽이관) 및 청신경의 상태 등을 분석함으로써 안 들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허가 기준이 없는 보청기 판매점이 늘어나면서 비전문 인력에 의한 청력검사 후 보청기 판매가 이뤄지는 곳이 많다.

청력검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인식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력검사를 위해서는 최소 주위의 환경소음을 20~30데시벨 이하로 차단시킬 수 있는 청력검사용 부스 외에 기타 전문적인 검사 장비 및 청각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의료전문가들은 "정확한 청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야 올바른 보청기 처방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 들리면 무조건 보청기?

단순히 소리가 안 들린다는 이유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해야 하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보청기만 착용한 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음성 난청 혹은 만성중이염 환자의 경우는 대부분 수술로 청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간혹 청신경 종양처럼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대부분 보청기를 착용하면 귀가 정상일 때처럼 잘 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섣부른 기대다.

실망스럽게도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귀가 정상일 때처럼 잘 들릴 수는 없다.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본인의 귀에 맞게, 생활환경에 맞게 조절하고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후에는 보청기 착용이 매우 편해진다.

비싸고 유명하면 다 좋은 보청기?

의료기기인 보청기를 광고와 브랜드만 믿고 선택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보청기는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것과는 달라서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개인별 보청기 맞춤과 조절, 사후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간혹 다른 사람의 보청기를 빌려서 껴보고 영 신통찮다며 꺼리는 경우가 있다.

보청기는 개인의 난청 정도, 유형, 연령 등을 고려해 착용해야 하며 개인 청력에 따라 보청기 미세조절이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보청기가 잘 안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보청기 있으면 가족 도움 필요없다?

단순히 보청기만 선물하고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보청기 착용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보청기의 성공적인 적응여부는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의 협조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노인들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잘 들리는가'의 문제보다 '귀에 제대로 끼워넣어 착용할 수 있느가'의 여부가 보청기 착용성공에 중요한 관건이 될 때가 많다.

또한 주변에서 격려하고 칭찬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주위에서 "아니, 보청기를 꼈는데도 잘 못들어요?"라는 식으로 반응한다면, 보청기는 거추장스러운 물건으로 전락해버리기 쉽다. 가족과 친구들의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만수 김이비인후과 원장은 "보청기 착용 후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할 경우 보청기 착용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며 "보청기 구입 후에도 착용이 익숙해질 때까지 적응기간이 필요하며, 보청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착용하고 있는 귀의 난청이 더 심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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