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국내외 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무선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스마트TV 등으로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활발하지만 결국 네트워크 장비시장은 해외 기업들의 몫인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방석호) 미래융합연구실 오정숙 부연구위원은 '국내외 네트워크 장비 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세계 시장의 1.2%에 불과한 실정이다.세계적인 삼성전자조차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5%에 그치고 있다.
국산 장비 제조사들은 국내시장에서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저가형 네트워크 장비 분야는 이미 상품 표준화가 상당히 진행돼 가격 중심의 시장경쟁이 발생한 데다 중국, 대만 등 외산업체의 저가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국내 통신 사업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 비율이 매우 낮고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국내 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공공 부분은 6.5%(2007년), 통신 사업자는 40~60%(2010년), 일반 기업·대학 등 기타 민간 부문은 15%(2010년) 등 국산장비 비율이 전체의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장비가 외면당하는 데에는 국산 장비에 대한 낮은 인지도 및 신뢰성과 안정성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과 사후 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에 대한 원천적 차별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 2006~2008년 공공기관의 장비 구매 RFP 211건을 분석한 결과, 특정 회사 명(29건), 제품 명(47건), 부품 명(33건), 조건(51건) 등의 25%가 외국산 제품에 유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이 실제로 존재했다.
지경부는 지난 10월 공공기관에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을 파악하고 혁신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동시에 민간에도 입찰제도, 유지·보수비용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경쟁 심화, 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영세성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다국적 기업이 독식하고 있던 코어라우터, 백본 분야 등 대형 고부가가치 장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기술개발의 성과가 수익실현을 통한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연결되기 위해 국내 장비 시장의 확대 및 해외진출을 통한 판로의 확보가 필수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