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희기자] 한국오라클(대표 유원식)이 17일 썬 합병 완료 후 처음으로 '썬 하드웨어' 제품 국내 시장 전략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핵심 전략은 저렴한 가격과 마이그레이션 안정성을 강조한 '윈백'이다. 한국오라클은 이를 '오라클 on 오라클', 즉 오라클 하드웨어(HW) 위에 오라클 소프트웨어(SW)를 올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총괄 천부영 부사장은 "윈백을 고려할 때 가격도 중요한 요소지만 이전 리스크 유무도 큰 판단 기준"이라면서 "하지만 이미 오라클 SW를 쓰고 있는 고객들이 오라클 HW로 넘어오는 경우 이 리스크 요소가 해소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 on 오라클' 강조한 윈백으로 경쟁사 잡는다
제품 세일즈를 담당하는 정병선 부장 역시 "(오라클 SW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윈백을 고려할 때 다른 벤더에 비해 오라클 HW에 대한 마이그레이션이 더 미더울 수밖에 없다"면서 "공격적인 가격 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지만 마이그레이션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부영 부사장은 "경쟁 대상이 어느 회사든 관계 없다"면서 "좋은 경쟁은 상호 발전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객에게도 이익이고 업계 간 건전한 경쟁은 업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올해 설정한 핵심 사업 전략 중 하나가 건전하게 경쟁하자는 것"이라면서 "경쟁사에게 그 동안 너무 많이 당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면서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생사고락을 함께 한 파트너사를 경쟁사에 많이 빼았겼기 때문에 파트너 에코시스템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 같은 포지셔닝 노린다
한국오라클은 비단 윈백을 노리지 않더라도 '오라클 on 오라클'의 시너지가 고객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HW와 SW를 모두 제공하는 오라클이 경쟁사와는 서비스 범주가 다르다는 것.
천 부사장은 오라클의 포지셔닝을 '스마트폰'에 비유했다.
그는 "아이폰이나 갤럭시가 갖고 온 효과는 엄청나다"면서 "말 그대로 손 안의 데이터센터이며 이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만 스마트폰 CPU가 얼마나 빠르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를 비교하고 고민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 하나만 있으면 총체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 안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오라클 역시 HW와 SW를 망라한 모든 IT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오라클'만 선택하면 된다고 느끼도록 새로운 장르를 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천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를 관리할 때 비즈니스 속도를 얼마나 향상시키는가도 중요하지만 시스템 오류가 났을 때 이를 빨리 파악해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오라클은 HW와 SW를 결합해 관리하기 때문에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년 넘게 지속된 썬과의 인수합병을 올해 초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든 오라클이 'HW+SW' 통합 전략으로 그 동안 잃어버린 점유율을 회복하고 데이터센터의 '아이폰'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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