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10원 경매 쇼핑몰'에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일반 쇼핑몰과 달리 경매방식을 사용해 돈을 내고도 물건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가의 가전 제품을 몇 천원대 혹은 몇 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경매형 쇼핑몰의 콘셉트는 최근 유행하는 소셜 커머스와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소셜 커머스는 일정 수의 구매자만 모이면 할인을 해주지만, 10원 경매 쇼핑은 '입찰권 구매'라는 초기 비용이 들어간다.
최종 낙찰가만 보고 섣불리 경매에 참여했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참여할 때 신중해야 한다.
◆경매방식의 쇼핑, 불법은 아냐
경매형 쇼핑몰이 흔히 '10원 경매' 쇼핑몰로 불리는 것은 경매가격이 보통 10원~30원의 소액 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가 10원을 올리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 즉 회원이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입찰권 비용은 1회당 500원에서 1천원이다. 500원짜리 입찰권 한 장을 사서 경매가 10원을 올리는 방식인 것.
일부에서는 이같은 경매방식이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으나, 경매형 쇼핑몰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 쇼핑몰과는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막연하게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매에 참여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낙찰에 실패할 경우 입찰 참여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모두 날려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10원 경매 쇼핑몰에서는 회원들이 낙찰에 실패했더라도 회원들의 요구가 있으면, 입찰 비용과 정상 판매가와의 차액을 받고 물건을 배송해주지만 대부분의 10원 경매 쇼핑몰은 입찰비용을 전혀 돌려주지 않거나 일부만 보상해주고 있다.
영세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10원 경매 쇼핑몰의 경우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경매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해 낙찰받고도 물건을 못 받는 사례도 발생한다.
게다가 경매방식 자체가 회원간 경쟁심을 자극시키는 것임을 악용하려는 사업자들이 입찰 과정을 조작해 허위의 회원이 낙찰받도록 하는 등의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1차적 관심이 중요
관련 피해가 속속 보고되고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회원들이 사이트 화면만 보고는 내가 참여중인 경매가 조작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게 문제다.
현재 성업중인 10원 경매 쇼핑몰의 사이트는 럭키타임, 제로옥션, 예스베이, 쇼베이, 7옥션 등 줄잡아 50여개가 넘지만 영세 사업자들이 많다보니 10원 경매를 이용하는 고객수나 거래액 등의 실태 파악조차 안 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성경제 전자거래팀장은 "소비자들이 10원 경매 방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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