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여름철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날개 없는 선풍기'의 특허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정식제품이 출시된 국내에 값싼 중국제품이 들어오면서 특허분쟁 등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애초 날개 없는 선풍기의 원조 업체는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이 회사의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비행기 날개에서 착안한 원리를 이용해 팬 날개 없이도 흡입한 공기보다 15~18배 많은 초당 27리터의 공기를 일정한 세기로 배출해주는 게 특징. 독특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다이슨은 지난 4월 이 제품을 국내 정식 론칭한 상태. 국내 출시와 함께 다이슨측은 "다이슨의 제품은 수많은 특허로 보호돼 있다"며 "불법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모조품에 대해서는 단속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정식 제품이 국내에 선보인 가운데 최근 국내에 이와 유사한 중국산 제품이 잇달아 판매되면서 특허분쟁 등 논란이 본격화 되는 형국이다.
실제 국내 업체 A사는 최근 날개 없는 선풍기를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구조나 작동 방식, 디자인 등이 다이슨 제품과 유사하다.
A사측은 "중국에서 OEM 형식으로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현재 할인가 14만 8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이 아니어도 가격은 29만 8천원선에 그친다. 40만원대를 호가하는 다이슨 제품과 비교하면 큰 가격 차이다.
◆다이슨 특허 방어에 연 1천만 달러 사용…"강경대응" 시사
앞서 지난달에도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가 B사의 날개 없는 선풍기를 유통하며 논란이 일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달 25일 B사의 '날개 없는 선풍기'를 7만9천800원에 판매했다. 다이슨은 즉각 티켓몬스터에 공개 사과 및 환불 조치를 요구했고, 티켓몬스터는 26일 '로열티에 대한 법적 문제로 인해 판매를 종료한다'는 공지와 함께 판매를 중단했다.
다이슨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코스모양행의 손병욱 팀장은 "다이슨 제품 가운데 특히 날개 없는 선풍기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모조품 사례가 많다"며 "A사,B사 말고도 현재 국내에 몇몇 업체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슨은 글로벌 및 국내에서 주요 관련 특허를 획득한 상황"이라며 "코스모양행이 아니라 다이슨이 직접 움직이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다이슨이 특허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연간 1천만 달러에 달한다. 특허 침해가 심한 중국에서는 이미 영국대사관을 통해 항의의 뜻을 밝혀 관련 공장 4~5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조품의 등장은 그만큼 다이슨의 에어 멀티플라이어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식으로 들어온 다이슨 제품은 이미 거의 다 완판된 상태다.
손 팀장은 "다이슨 아시아쪽을 담당하는 법률회사가 현재 국내 법무법인과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조사든 유통사든 적절하게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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