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국민참여당을 통합의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해 논란이 일더니 봉합됐던 대북 관계 등 쟁점이 다시 부각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진보신당 내에서는 민주노동당 당권파에 대해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보내고 있고,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등 산 넘어 산이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대표에게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에 대한 합의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면서 "합의문은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권력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6.15 정신에 따라 이 입장을 취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합의문의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가 있음을 존중한다'는 당내 의견의 하나로서 소수 의견 존중의 원칙에 따라 '존중'되는 것으로 이 의견을 놓고 토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는 조승수 대표가 인터뷰에서 "3대 세습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일반 민주주의 정신에서 비춰볼 때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확인했다"고 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는 진보신당이 통합합의문을 추인하기 위한 11일 전국위원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이에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에게 "이정희 대표의 발언이 자두나무 밑에서는 갓끈이 헐렁해도 고쳐매지 말라는 조상들의 지혜를 감안된 것이었다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강 전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부분을 사전에 확인시켜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상대방에게 맛있는 떡을 주더라도 시기에 따라 오히려 화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진보신당이 연석회의 합의문을 통과시키도록 도와주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도 이정희 대표에게 5.31 합의 정신을 위반했다며 역공에 나섰다. 조 대표는 13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우리가 공통된 인식으로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가 남쪽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공동 인식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비판적 견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확인했고, 이후 이 문제를 새로운 정당에서 어떻게, 어떤 수준에서 밝힐 것인지 토론이 필요하다고 합의했다"면서 "해석의 문제는 각자 권한이 있으므로 사실 관계 왜곡이 아니라면 이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5월 31일 어렵게 한 합의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대표의 합의문에 대한 문제제기나 유시민 대표와의 행보로 우리 당원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 자존심이 상한 것"이라며 "진보정당들끼리 통합을 진행하기로 해놓고 진보정당인지 아닌지 공동으로 확인되지 않은 세력과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혼식 날짜 잡아놓고 바람 피운 것 아니냐는 표현까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갈등이 커지면서 지난 5.31 통합 합의문이 양당의 대의원대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가 되고 있다. 진보세력의 화두였던 진보통합이 부결된다면 진보정치세력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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