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우울증 등 의료적 문제가 자살의 중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우울증 환자 가운데 85%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살 기도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기존의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원은 또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전 국민의 2.5%(약 1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정신과 등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29만명에 그쳤으며, 이 중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만명(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증상이 지속돼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질환이지만, 누구나 앓을 수 있고 치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하지만 '정신 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방치되면 자살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우리나라의 자살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현황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조맹제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국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었고, 그중에는 우울증이나 알코올 남용 환자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는 자살기도자가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살은 사회문제이자 의료문제로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면서 "의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실질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우울증의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치료 및 자살기도자의 향후 치료와 관리를 위해 국가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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