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기자] 올바른 보행법으로 산행해야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등산법은 관절 뿐만 아니라 몸 구석구석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몸에 맞는 등산복과 등산화 준비도 필수이다.
나무 가지 위로 푸르른 이파리들이 자리를 잡고 녹음이 무성해지는 계절이 찾아왔다. 이맘때쯤에 하는 등산의 묘미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자칭 등산 마니아인 김현식씨(남.47세)는 올해 우리나라의 명산을 다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산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무릎에 찌릿한 통증이 시작되더니 급기야 다리 전체까지 그 통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등산은 다리 근력 강화에 도움이 돼 관절 건강을 지키는데 좋은 운동이지만 관절이 약한 중장년 세대나 갱년기 여성들, 혹은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은 되레 등산이 관절 건강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등산을 할 때 건강을 지키고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보행법을 익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산의 신체적·정신적 이로움
세계보건기구(WHO)는 등산을 허리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법으로 추천했다. 등산은 허리근육을 강화시켜주고, 척추 뼈를 고정시켜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과 엔돌핀 분비를 촉진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또 등산은 야외운동이기 때문에 비타민D의 합성을 촉진시켜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근육과 관절의 퇴화를 늦출 수도 있다.
이처럼 신체적 건강 측면뿐 아니라 등산은 정신건강에도 좋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등산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
50분 걷고 10분 휴식…발에 적합한 등산화 골라야
등산을 하면 반복적인 걷기를 통해 다리의 근력이 강화될 뿐 아니라 심폐기능도 향상된다. 산행은 개인의 운동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50분 걸은 뒤 10분 정도 휴식하는 것이 좋다.
또 산행 시 땀을 흘린 몸으로 올라가게 되면 기온이 내려가 한기를 느끼게 되고, 자칫하면 저체온증의 위험이 닥칠 수 있으므로 땀에 젖었을 때를 대비해 갈아입을 여벌의 옷과 걸쳐 입을 재킷을 준비해야 한다.
또 자신의 발에 적합하지 않은 등산화를 신게 되면 걷는 동안 발목에 무리를 주어 발목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등산화도 똑똑하게 골라야 한다.
등산 초보자의 경우 발목이 있는 등산화가 좋으며 신발크기는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손가락이 하나 들어가는 정도가 알맞다. 발목을 알맞게 감싸고, 밑창은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 좋다.
하산 시 주의해야 할 무릎과 발목 관절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갑작스레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파른 산길을 장시간 오르면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특히, 하산할 때 내리막길은 균형을 잃어 자주 발을 헛딛기 쉬워 부상을 당할 수 있고, 무릎에 가해지는 무게는 체중의 2배가 넘어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남성의 경우 빠른 속도로 하산하거나 음주 후 하산으로 많이 다치게 되며, 여성의 경우 남성의 속도를 맞추려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등산시 올바른 보행법으로는 먼저 양 어깨에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며 무릎은 조금만 올리면서 걷도록 한다. 땅을 밟을 때에는 발끝이나 발꿈치를 쓰지 말고 발바닥 전체로 안정감 있게 밟아야 하고, 팔은 보폭에 맞추어 리듬 있게 흔들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유의하지 않고 등산을 계속 하게 되면 대부분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통증이 발생된다. 통증의 원인은 연골의 손상 때문인데, 뼈와 뼈 사이를 보호해주던 연골이 올바르지 않은 움직임으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뼈끼리 부딪히는 현상이 생겨 발생한다.
점점 연골이 닳아 없어질수록 뼈 사이의 마찰은 더욱 심해지고 더불어 통증도 더욱 심해지게 된다. 무릎의 연골 손상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게 될 경우 더 이상의 손실을 막고 다시 건강한 관절로 되돌릴 수 있지만, 그대로 방치해 손상이 많이 진행됐을 경우에는 연골의 재생이 쉽지 않으므로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응수 새움병원 원장은 “평소 꾸준한 등산은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단련시켜주어 관절건강에 매우 이롭지만, 산을 오를 때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많이 써버려 하산시 관절에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면서 “건강에 이롭고 안전한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무조건 정상 등반을 고집하기 보다는 본인의 욕심보다 10% 낮게 목표를 잡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등산 시 비상 대처법과 기본 매너 등산 도중 갑작스럽게 기후가 변할 때는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길을 잃었을 때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것보다는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는 것이 좋다. 하산길에 낙석, 추락과 미끄러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산에는 구급차가 올 수 없으므로 간단한 응급처치법을 익혀두는 것도 좋다.
등산에도 예의가 있다. 서로 마주칠 때 올라가는 쪽이 우선이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다. 좁은 길에서는 동료와 옆으로 나란히 걷지 말아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없도록 하고, 쓰레기봉투를 가져가는 것도 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정기수 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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