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정부가 8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부실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고 대출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현재 전체 대출의 5% 수준에 불과한 고정금리 및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오는 2016년까지 30%로 늘리기로 했다.
당국은 이를 위해 은행들에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정상화 연차목표를 설정하게 한 뒤 이행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소득공제 한도도 50% 가량 확대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요인을 억제하고 건전성을 강화하되, 이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최대한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이석준 상임위원은 "개별 금융기관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거시경제적으로는 위험이 될 수 있어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구조 건전화 추진
정부는 먼저 단기·변동금리 위주인 대출구조를 장기·고정금리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활성화를 위해 3억 이하 국민주택규모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 소득공제한도를 현행 1천만원에서 1천500만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대신 기타 대출의 소득공제한도는 500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 뿐만아니라 은행들에도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차주 상환능력도 꼼꼼이 본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증가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높은 BIS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은 대출에 대해서도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을 확인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DTI가 적용되는 대상은 27% 가량. 향후 DTI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 추진할 계획이다.
원화대출금 2조원 이상인 일반은행들은 예대율(대출금/예수금)을 내년 6월까지 100%이하로 낮춰 유지해야 한다.
◆제2금융권 규제도 강화
상호금융사와 여전사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여전사에는 레버리지 규제가 도입되며, 대손충당금 비율도 상향 조정된다.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사의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한도는 현행 3천만원에서 내년 말 2천만원으로 환원된다.
상호금융회사의 대손충당금 최소적립률도 상향조정된다. 정상여신은 2배, 요주의여신은 10배로 올라간다.
이밖에 체크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해 세제지원을 현행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세부 이행 기준은 다음 달 금감원,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실무 TF를 구성해 마련하며,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향후 가계대출 동향이나 대책의 시행효과를 봐서 보강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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