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미국 콘텐츠 업계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이 온라인에서 콘텐츠 불법 다운로드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이른바 '저작권 경고 시스템(Copyright Alert System)'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은 저작권이 있는 영화, 음악, TV 프로 등을 불법 다운로드한 사용자에게 e메일과 팝업 메시지로 수차례 경고문을 보내게 돼 있다. 또 경고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 행위가 계속 될 경우 해당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 속도를 낮추거나 접근을 제한할 수도 있다. 특히 사용자는 저작권 보호에 대해 교육하는 특별 사이트로 자동 브라우징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업계와 ISP들은 이같은 조치를 실행키로 합의했다. 이번 조치에 동의한 ISP는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 컴캐스트, 타임워너 케이블, 케이블비전시스템즈, AT&T 등이다.
이번 조치는 여러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콘텐츠 업계는 불법복제 때문에 연간 160억 달러의 매출이 줄어들고 국가 입장에서도 30억 달러의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또 불법복제가 37만3천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콘텐츠 업계는 또 이번 조치로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가시적인 경고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불법행위를 할 경우 부모들에게 경고를 할 수도 있다.
미국 케이블TV협회(NCTA) 제임스 앳세이 부사장은 "자신의 계정에서 불법복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게 되면 대부분의 사용자가 불법복제 행위를 중단할 것으로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이번 조치가 불법복제를 줄이는 데 교육적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과도한 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판결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콘텐츠 업계의 주장에만 근거해,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사용자의 인터넷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이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지적재산권 갈등 조정자인 빅토리아 에스피넬은 백악관 블로그를 통해 "이번 조치가 불법복제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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