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엘피다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엘피다는 7월 20나노 D램 양산을 공표하는 등 국내 업체가 장악한 메모리시장에서 앞선 공정전환 등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왔던 터라 최근 엘피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엘피다가 797억엔(한화 약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를 겨냥한 발빠른 공정전환 및 모바일 D램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 D램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지난 5월 삼성전자에 앞서 25나노 D램 개발에 성공, 7월 양산을 공표하는 등 국내업체를 정조준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그러나 엘피다가 국내업체에 비해 공정기술이나 설비투자 등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20나노 D램 양산 역시 이의 현실화 가능성을 낮단느 평가가 많았다. 실제 엘피다의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4억6천만달러로 하이닉스의 22억5천만달러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속에서 엘피다가 1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설비 투자 등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엘피다는 5천727만주의 신주를 발행 및 추가적인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797억엔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공격적인 설비투자 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급초과 등에 따른 가격하락 등 여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양산 확대 등에 따른 가격하락 등 반도체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엘피다가 확보된 실탄을 통해 공정전환을 앞당기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D램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금조달 규모가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쳐도 차입금 상환 및 투자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자금조달과 관련 미래에셋증권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D램 수요에 따라서는 히로시마 공장 라인에서 30나노 모바일D램 품질확인(Qualification)과 4분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목표인 약 800억엔중 400~500억엔만 확보해도 올해 투자 가이던스 및 연내만기 차입금 상환을 다 할 수 있다"며 "선제적인 자금확보로 30/25나노 공정전환과 차입 상환을 동시에 이루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D램의 경우 최근 반도체 시장 업황 둔화속에서도 스마트기기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엘피다의 양산 확대는 부담스러운 대목이어서 엘피다의 자금조달 및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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