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을 둘러싸고 여당 일부 의원들을 비롯해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14일 의원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권 수석의 법무장관 후보 지명은 당과 정부 모두에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며 의견수렴을 위한 당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민본21'측은 회의를 마친 다음 성명을 통해 "양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관리 주무장관으로서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 지도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권재진 수석의 경우 자질이나 능력에서는 참으로 뛰어나다는 평가이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논란과 우려가 있다. 평창에서 딴 점수를 다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친이계에서는 당내 반발 기류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권은 연일 '권재진 입각 반대'를 위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BBK 사건, 민간인 사찰, 저축은행 등 의혹마다 등장하는 사람, 누님과 동생사이로 불리는 사람을 앉힌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임기말까지 검찰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검찰권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권재진 법무부장관 카드'는 당장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만약 대통령이 권재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법무부를 대통령의 개인 비서실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비난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권재진 법무장관 기용 카드'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홍 대표는 "인사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은 잘못이다"며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당내 소장·쇄신파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일침을 놓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르면 15일쯤 권재진 수석에 대한 법무부 장관 임명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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