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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산라인, 유독물질 발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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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이런사 조사 결과…삼성전자 "건강관리 강화, 암발병 지원방안 검토"

[권혁민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최근 논란이 된 백혈병 등을 유발하는 유독물질이나 발병에 관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최근 행정소송에서 작업환경과 발병 연관성을 고려, 산재 일부 인정 판정과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역학조사나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안전한 사업장 조성, 임직원 건강관리는 물론 암발병 퇴직자 등에 대한 지원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결과 발표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미국 보건·환경 컨설팅 연구기관인 인바이론사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 2007년 9월과 이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조사에서 백혈병 등을 유해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뒤 삼성측이 외부 평가기관에 재조사를 의뢰한 것.

인바이론사가 삼성반도체의 기흥 5라인과 화성 12라인, 온양 1라인을 대상으로 1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3가지에 걸쳐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반도체라인 3곳에 대한 직원들의 노출평가, 화학물질 등 유해인자 노출과 다음으로 조립라인, 웨이퍼라인 평가, 특히 지난 2009년 폐쇄된 기흥 3라인의 경우 유사한 환경의 5라인 노출 재구성 등에 관한 조사다.

세번째는 삼성반도체 근무자 중 현재 병을 얻어 소송중인 6명의 대상자를 통해 백혈병 발병과 위험성 노출과의 연관성 등이다.

인바이론사는 조사를 통해 삼성반도체 사업장이 잘 관리 되고 있으며,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바이론의 폴 하퍼 소장은 "화학물질에 대한 직원들 노출 평가 등 기존 10여년간의 자료 및 최근 2년간 최신 검증 가능한 데이터 통해 조사했다"며 "백혈병, 암 유발 물질에 대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출기준량을 1~4단계로 나누고 3곳의 라인에서 50종에 대한 벤젠, TCE, 포름알데히드 분석도 진행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불검출'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35가지 유사노출군을 만들어 진행된 조사에서도 33가지에 대해서는 세계 노출 기준 대비 10% 미만으로, 2가지 역시 50% 미만으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바이론 제임스 풀 박사는 "삼성사업장은 보호 수준이 높은 사업장"이라며 대부분의 공정 구역은 미국 산업위생 협회 규정에 따라 잘 관리되고 있다"며 "삼성의 기존 연구결과인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결론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인바이론측은 이와함께 6명의 대상자를 상대로 실시된 급성 백혈병, 림프종의 환경 노출 확인 검사에서 4명은 해당질병을 유발할 물질에 노출 안됐으며, 2명은 일부 노출이 됐으나 미미한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퇴직후 암 발생자 지원방안 검토"

이날 삼성전자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안전한 사업장, 임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리를 함께했던 권오현 DS(Device Solutions)사업총괄 사장은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인재제일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라고 강조하며 "선진보건 문화 구축과 임직원 건강증진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 근무환경 관련 행정 소송 결과에서 일부 산재 판결이 나온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오늘 이자리를 통해 더 이상의 오해가 없길 바라며 새로운 출발점이길 바란다"는 점도 덧붙였다.

권 사장은 또 "회사는 발병자와 유가족들에게 항상 대화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며 "퇴직한 임직원 중 암과 같은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지원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현재 기존 반도체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했던 건강연구소의 역할을 향후 전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별도 법인화해 국가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또한, 건강연구소 전문인력도 현재 8명에서 2013년까지 23명으로 약 3배 늘려 임직원들의 근무환경과 관련된 더욱 심도있는 연구활동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확인 위험요소(Unknown Risk Factor)' 발굴을 위해 산학 협력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글로벌 수준의 근무환경 유지를 위해 국내외 전문기관의 정기 컨설팅 및 세계적인 산업의학 전문가 들과의 교류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임직원 '토탈 케어 시스템(Total Care System)'도 구축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직원 건강증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종합 건강 케어 센터를 구축, 입사에서 퇴사까지 홈닥터 수준의 건강 개별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건강검진센터, 근골격계 예방센터, 휘트니스 센터, 마음건강클리닉 등 종합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포함되며 진단에서 치료, 운동과 상담 등 개인별로 최첨단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게 된다.

퇴직후 암 발병자에 대한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이와 관련 치료비 지원 대상을 검토중으로 근속기간, 발병시점, 수행업무와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해 조만간 세부 지원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1심 판결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목숨을 잃은 황모씨와 이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 급여 및 장의급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부 산재를 인정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항소 방침과 함께 행정법원 판결과 역학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향후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권혁민기자 hm071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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