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21일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인하 방안에 대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줄어들어 신약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재검토를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6일 보건복지미래위원회가 논의한 '약품비 지출 합리화 및 제약산업 발전방안'에는 향후 3년 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30%까지 인하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KRPIA는 이에 대해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이후 시장형 실거래가제, 사용량-약가 연동제,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등 많은 약가 인하 정책이 중복적으로 시행돼 온 상황에서 제약산업은 이미 많은 재정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약가를 내리는 방안은 제약업계가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KRPIA는 우선 약가 인하 폭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가격을 현행 80%에서 50% 수준으로 낮출 경우 3조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는 게 KRPIA의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화될 수 있는지, 이에 따른 제약산업의 부담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비교할 때 적정한 규모인지, 전체 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나 이의 증가율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KRPIA는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에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방식이 연구중심 제약사들의 R&D 개발 의지를 저해, 결국 신약 공급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KRPIA 회원 제약사들이 지난 4년간 R&D 투자한 금액은 8천200억원이며, 연간 R&D 투자 금액은 2천500억원 수준이다.
KRPIA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전 세계에 출시된 상위 70개의 신약 중 국내 도입된 비율은 63%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81%에 크게 밑돌고 있다는 수치도 근거로 제시했다.
KRPIA 관계자는 "약가 인하는 BT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한 정부 정책방향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리 정부 및 연구기관들과 체결한 6천900억원 규모의 MOU와 각종 협력사업마저 막아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약제비 적정화방안 제도에서 등재된 신약의 가격은 선진 7개 국가의 등재가격 대비 4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신약을 적정하게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가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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