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긴 장마 후 전국에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들도 물 폭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서울 지역에 밤 사이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역 4거리 일대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장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통신사 기지국이 전원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통화가 완전히 불통되거나 통화 품질 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피해가 큰 것은 SK텔레콤 가입자들이다. 침수된 지역 정전 구역에 위치해 있던 SK텔레콤 기지국의 전원공급이 중단된 것.
곧바로 기지국 비상전원(배터리)이 가동됐지만 가입자가 많고 통화량이 많다보니 이 마저도 오래 버틸 수 없었다. 오전 8시 발생한 전원 공급 중단 장애는 결국 1시간여만인 오전 9시경 기지국 전원 차단 사태로 이어졌고 이 일대 SK텔레콤 가입자들이 12시 현재까지 통화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한전 측의 정전 복구가 늦어지고 있어 자체 전력을 동원하기 위해 발전차가 정전된 기지국으로 접근했으나 침수 피해로 인해 이 마저도 전원 연결이 쉽지 않았다"면서 "현재 발전차와 기지국을 케이블로 잇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 연결이 완료되면 곧 불통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침수로 인한 정전 피해를 겪었다. LG유플러스는 다행히 기지국 전원 차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일부 중계기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더구나 중계기는 배터리마저도 없어 그대로 정전된 채 있는 상황. 중계기는 건물 내부나 지하 등 통화 음영 지역에 기지국의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중계기가 정전으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하면서 LG유플러스 가입자들도 통화 품질이 크게 저하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형 배터리마저 없는 중계기가 정전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한전 측에서 조속히 정전 사태를 해결해주는 것 밖에는 장애상황을 해결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KT는 이같은 물폭탄을 다소 피해갔다. 이 회사가 올 초부터 적용하고 있는 클라우드 고속 이동통신망(CCC) 기술 덕분이다.
KT는 기지국을 안테나 신호 처리 부분(RU)과 디지털 신호 처리 부분(DU)으로 나눠 이중 DU를 별도의 중앙 집중국에 분리해뒀다. 이 기술이 CCC인데, CCC는 속도 및 용량 확대에 효과가 있었지만 이번 정전사태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제 위력을 발휘했다.
KT 관계자는 "KT 기지국도 정전 범위에 포함은 되지만 DU가 분리돼 있다보니 전력 소모가 크지 않아 비상전원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고 통화 불통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전혀 겪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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