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박카스에 이어 화이투벤 등의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소화제 도 슈퍼에서 판매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이 심야나 공휴일 등 취약시간대에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오는 29일부터 8월 1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전문가 간담회, 공청회 등을 거쳐 마련된 것으로,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과 편의성이라는 두 가지 공익을 모두 충족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이뤄진 의약품 분류체계에 약국 이외 장소에서 판매가 가능한 '약국외 판매 의약품' 항목을 추가로 신설한다.
약국외 판매 의약품은 주로 가벼운 증상에 사용하며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것, 약사의 관리 없이도 일반 국민이 자가요법으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 등에 해당하는 의약품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대상은 향후 복지부 장관이 고시로 정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화이투벤·판콜·하벤 등 감기약과 타이레놀·부루펜·아스피린 등 해열 진통제, 베아제·훼스탈 등 소화제, 제일쿨파스·대일핫파프카타플라스마 등 파스 등이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약국외 판매 의약품 판매장소는 심야 및 공휴일에 의약품 구입과 의약품 이력 추적이 가능한 곳과 유사시 신속한 회수가 가능한 곳으로 시행규칙을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 등이 약국 외 의약품 판매장소로 유력한 상황이다.
또 약국외 판매 의약품 판매자는 관할 시·군·구에 등록하고 사전에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의약품 관리, 종업원 감독, 1회 판매수량 제한, 아동 판매 주의 등 관리의무를 지키도록 했다.
약국 외 판매 의약품은 안전을 고려해 소포장으로 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고 포장에 '약국외 판매 의약품'으로 기재토록 했다. 의약품을 개봉해 낱개로 판매하는 것은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지토록 했다.
약국 외 판매 의약품에 대한 사후관리 장치도 마련됐다
제조업자와 도매업자는 약국외 판매자에게 공급한 규모를 '의약품관리 종합정보센터'에 매달 보고해야 한다. 판매자가 위해 의약품을 회수하지 않거나 관리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이번 개정안에는 5년 단위로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현행 재평가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안전성과 유효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을 청취하고 규제심사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9월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시행시기는 공포 후 6개월 이후다.
9월 정기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슈퍼에서도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영 복지부 차관은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당정협의, 국회 설득 등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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