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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국민성금 걷자' 여야 "장난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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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피해 구제 놓고 대립...정치권, 정부 성토

[문현구기자]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방안으로 '국민성금 모금'을 거론한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10일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종합질의에 참석해 "이번 사태와 반드시 비슷하다고 할 수 없지만 과거 정부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드리지 못한 사례도 많이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박재완 장관은 "국민 성금 외에는 다른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것 같지만 한번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조특위 산하 피해대책소위는 지난 9일 부실 저축은행 예금자에 대해 6천만원까지 전액 보상하고 그 이상 금액에 대해서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박 장관이 난색을 표한 것이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은 "지금 장난을 치는 것이냐"며 호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현기환 의원은 "국민성금으로 하겠다는 것은 장난인가, 그들 입장에서 그 말이 어떻게 느껴지겠는가. 정부 잘못인데 왜 국민이 성금을 내서 이를 보상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의 조문환 의원은 "국가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국민성금을 이야기하는데 어떤 국민들이 이런 책임성 없는 정부에 성금을 내겠는가. 성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위기일 때 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두아 의원도 "박 장관이 성금이라고 말한 것은 말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성금은 자발적으로 모으는 것이지, 정부 관료가 하자는 것은 그런 표현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자제하셔야 한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민주당의 우제창 의원은 "이 사태의 책임은 장관과 당국에 있는데 왜 국회가 밤을 새면서 정부도 안 만드는 대책을 만들고 있는가. 정부는 계속해서 회피하고, 이제는 국민 성금을 걷자고 한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용서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조영택 의원은 "지금 박 장관은 국민성금을 운운하는데 이것을 천재지변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누군가의 책임은 아니지만 불쌍하니 국민 성금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식이다. 이 정부 들어서 부실 저축은행을 안 죽이고 이리저리 돌리다가 여기까지 왔다는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자유선진당의 임영호 의원은 "저축은행 대주주의 방만 경영, 도덕적 해이가 이번 사태의 첫째 원인이라 생각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책임져야 할 것은 정부 정책의 실패이다. 장관은 국민 성금을 운운하는데, 피해자들의 요구는 구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박 장관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 장관은 "금융시장의 질서를 흔들거나 재정비율을 훼손하는 대책은 대내외 신인도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되므로 정부 당국은 동의할 수 없다"며 국회의 피해보상 대책에 대해 거듭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박 장관은 특위 위원들의 잇따른 지적에 "지나치다"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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