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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시대 끝났다"…IBM-MS 때아닌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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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기자] “PC의 시대는 끝났다. 이젠 소셜 공간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무슨 얘기. PC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포스트PC가 아니라 PC플러스 시대가 열린다.”

‘컴퓨팅 혁명’의 주춧돌 역할을 했던 IBM PC 탄생 30주년을 맞아 PC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초의 IBM PC가 등장한 것은 1981년 8월12일. 당시 IBM은 ‘맨해튼 프로젝트’란 극비 프로젝트까지 가동한 끝에‘5150’이란 PC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30년.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IBM은 ‘PC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PC가 담당했던 역할은 태블릿이나소셜 관계가 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IBM 왕국에 뛰어든 트로이목마’ 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PC시대 종말 선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PC 플러스’시대가 시작됐다며 섣부른 ‘종말론’에 쐐기를 박았다.

둘 간의 논쟁은 향후 PC 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반영한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PC 중심역할 끝" vs "포스트PC가 아니라 PC 플러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IBM이었다. 30년전 IBM PC 개발진의 일원이었던 마크 딘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IBM은 포스트 PC 시대의 선구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PC는 진공관, 타자기, CRT 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딘은 PC 대신 다른 기기가 컴퓨팅 산업의 중심을 차지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늘날 혁신은 개별 기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사람들과 아이디어가 만나고 상호소통하는 소셜공간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PC시대를 대신할 것이란 얘기다.

IBM은 팔미사노 CEO 시절인 지난 2005년 자신들의 상징이나 다름 없던 PC사업을 중국 업체 레노버에 매각했다. 딘은 이 결정으로 IBM은 “포스트PC 시대의 선구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PC 혁명의 또 한 축'인 MS는 이 같은 진단에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PC의 사명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기술이 세계를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한 MS의 비전은 변화했지만, PC는 여전히 컴퓨팅 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S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인 프랭크 쇼는 '포스트 PC’란 용어 자체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PC 플러스’시대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쇼 역시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올해만 4억대 가량의 PC가 판매될 것”이라면서 “윈도PC 뿐 아니라 윈도폰, X박스같은 것들도 PC의 진화된 형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MS가 조만간 선보일 윈도8에 강한 의미를 부여했다. 윈도8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위해 새롭게 상상된 윈도의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제 내 발전일까, 파격적 변신일까

특히 뉴스팩터는 ‘PC의 종말’을 선언한 딘의 주장이 레이 오지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가 세계 3대 프로그래머중 한 명으로 높이 평가했던 레이 오지는 한 때 빌 게이츠의 뒤를 이어 최고아티켁처 책임자 역할을 맡기도 했다.

레이 오지는 "MS가 모든 포스트PC 흐름에 눈을 감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적 있다.

PC의 서른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MS와 IBM이 이처럼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건 두 회사가 현재 처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잘 아는 것처럼 IBM은 2005년을 기점으로 PC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온디맨드’ 같은 전략들을 도입하면서 사실상서비스 쪽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MS는 여전히 윈도와 PC에 젖줄을 대고 있다. 최근 모바일 쪽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주력사업은PC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MS 입장에선 PC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보다는 'PC의 또 다른 진보' 쪽에 무게를 두는 게 당연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1981년 소박한 첫 발을 내디뎠던 PC는 지난 30년 세월 동안 '디지털 혁명'의 젖줄이었다. 당시 메인프레임이란 '기득권'을 버리지 못했던 IBM은 'PC 혁명'의 과실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30년 만에 또 다른 기로에 서 있다. 이번엔 MS가 새로운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과연 MS의 주장처럼 ‘PC 플러스’란 관점으로 새로운 시대에도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머지 않은 시기에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목격하게 될 것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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