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내년 초 본격적인 방송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들과 케이블TV방송사(SO)들의 채널 협상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종편 사업자 중 SO들과 채널 론칭에 대한 정식 협상에 돌입한 곳은 없지만 양측이 반드시 연내 협상을 끝내야 하는 상황에 따라 물밑 눈치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케이블TV와 종편, '불편한 동거' 왜?
종편 사업자들은 유료방송 플랫폼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TV와 먼저 협상을 하고 뒤를 이어 IPTV나 위성방송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종편사업자들은 수익성과 영향력을 감안, 아날로그 상품에서 '목 좋은' 채널 번호를 배정받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종편으로 인해 플랫폼의 위상이 올라가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종편이 지상파에 버금가는 콘텐츠 경쟁력 및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재송신 댓가로 오랜기간 법정 공방을 벌여온 지상파보다 종편이 아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의 경우 재송신 문제 등으로 인해 공조가 쉽지 않지만, 종편은 막강한 아군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며 "기존 방송채널(PP)들 입장에서는 광고 시장을 나눠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SO와의 수신료 협상력을 키우는데 종편이 총대를 매주길 바라는 시선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 측은 아직 채널 협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종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MSO가 협상력을 더 가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서로가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 눈치만 볼고 있다"면서 "채널 협상뿐만 아니라 수신료 협상도 필요한데 8월 말 이후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케이블TV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종편 론칭은 11~1월 중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실무진들끼리 종종 만나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뿐 채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별다른 것은 없지만 올해 10월 이후에는 본심들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SO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에 인기 채널을 배정하라는 '은근한 압박'을 넣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방통위 사무국이 MSO들의 현황을 청취하기 위한 비공개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핵심 내용의 대부분은 종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방통위가 종편의 케이블TV 진입을 돕기 위해 만든 모임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MSO 대표는 "다양한 얘기가 나올수밖에 없겠지만, 방통위가 낮은 대역에 종편을 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MSO에 권고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채널 편성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할일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채널편성과 관련한 개입에 불쾌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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