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정부의 일괄적 약가인하 방침에 강력 반발해 온 제약업계가 "대규모 약가인하로 약값이 더 떨어지면 저가 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약의 안정적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제약협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 2조1천억원의 약값을 일시에 인하, 환자의 본인 부담과 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규모 약값인하 조치가 가져올 장기적 부작용은 간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저가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약 등은 제약사 입장에서 수익적 측면보다는 사회적 역할과 제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공급하는 필수약이다.
하지만 대규모 약가 인하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생산제품의 구조조정에 나서면 이들 약의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협회는 "적정 마진이 사라진 저가 의약품이 시장 퇴출이 속출할 경우 고가 의약품이 저가 의약품 시장을 대체해 보험재정의 절감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협회는 "우리 국민의 약값 부담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1인당 약품비가 430달러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477달러보다 낮고, GDP 대비 약품비 비중 역시 1.4%로 OECD 평균 1.5%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료비 대비 약품비가 높은 것은 OECD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가격(국민의료비)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협회는 특히 "약가인하 정책으로 국내 제약산업이 붕괴돼 외국계 제약회사가 국민 건강을 좌우하는 상황이 되면 정부의 약값 통제도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이 부담하는 약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약 개발에 재투자할 최소한의 수익구조는 유지돼야 한다. 제약업종의 생산원가는 54% 수준으로 53.5%대의 가격으로는 연구개발(R&D)은 물론 정상적으로 기업을 경영해 나갈 수 없다"며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 강제 약값 인하는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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