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표함을 열 수 있는 기준 요건인 투표율 33.3%를 넘길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에 서울시장직을 연계하면서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급격히 보수진보간 진영 대결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만약 투표율 33.3%를 넘긴다면 투표 결과는 오세훈 서울시장 측에 유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각 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50% 학생에 대해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오 시장 측의 안이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는 야권의 안에 비해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여기에 야권은 주민투표 불참 운동에 집중하고 있어 야권 지지층들은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오 시장이 33.3%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 시장이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주민들에 받은 득표수는 209만표다. 33.3%를 채우려면 이보다 70만표가 늘어난 279만5천760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는 재보궐 선거나 주민투표의 투표율은 총선·대선의 투표율보다 낮았다는 점도 오 시장에게는 악재다. 2005년 이후 5차례 진행된 주민투표의 투표율도 높지 않았다. 2007년 12월 하남시장 주민소환 투표율은 31.1%에 그쳤고, 2009년 8월 제주지사 주민 소환 투표는 11%였다.
역시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고,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치러져 주민투표와 비교할 수 있는 2008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15.48%이었다. 당시 승리한 공정택 전 교육감은 강남의 집중 지지를 받았지만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서초구가 19.6%, 강남구가 19.2%에 그쳤다.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직을 연계하면서 관심이 높아져 실제 투표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33.3%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오 시장도 23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꼭 투표장에 가겠다는 분들이 거의 40% 가까운데 답변할 때와 막상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전혀의 별개의 문제"라며 "임시 공휴일도 아니고 여러 가지 여건 상 33.3%를 달성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주민투표의 투표율 33.3%를 달성하려면 보수층의 결집이 필요하지만 한나라당도 하나로 뭉쳐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무상급식은 지자체마다 사정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에도 기자들에게 "서울시민이 거기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친박계를 대표하는 유승민 최고위원은 "주민투표에서 지면 지는대로, 이기면 이기는 대로 당은 상당히 곤란한 위치에 처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유 최고위원은 소득 하위 50%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주민투표 안이 한나라당 내에서 당론으로 채택되는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집권 여당이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당론을 정하는 정책의총도 한 번 열지 않고 일개 서울시 단체장이 혼자 결정한대로 당이 이끌려왔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이같은 악재 속에서 투표율 33.3%를 넘긴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숨에 보수의 총아로 떠오를 수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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