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일만에 출마를 포기했지만, '안철수 열풍'이 보여준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각한 실망과 불신은 여전한 정치권의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출마설은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오마이뉴스의 보도로 처음 알려진 후 안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존 정치권 후보들을 압도적인 지지로 앞지를 정도로 커다란 바람을 일으켰다.
이 같은 열풍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에 대해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았고, 서울시 운영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정책을 밝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불어닥쳐 '정당 정치의 위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일었다.
MBC와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치권 밖 외부 인사와 현역 정치권 인사 간 대결로 10.26 재보선이 치러질 경우 무려 52%의 응답자들이 외부 인사 지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민들의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심각한 상태다.
무소속 열풍은 6일 안 원장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불출마 선언을 해 일단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드러난 만큼 2012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날 "정치적 관계를 넘어서 앞으로 이 아름다운 관계를 계속 해 나가는, 그럼으로써 우리 시대를 새로운 시대로 바꿔가는 데 함께 하고 싶다"고 해 안 원장과의 '협력관계'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상임이사가 모두 우리 사회 리더십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후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 등 참신함과 능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인재들이 이미 확인된 국민들의 변화의 열망을 토대로 정치계에 등장한다면 2012년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제3정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후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안 원장은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 전혀 논의가 되지 않았다"며 "제가 시장 선거 문제만으로 고심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촉발된 사건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 설명=박원순 상임이사(오른쪽)와 안철수 원장이 6일 오후 단일화 합의 이후 서로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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