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SK텔레콤 LTE 스마트폰 요금제는 기존 3G 요금제에서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기반으로, 6만2천원 정액인 'LTE 62 요금제'를 전략상품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존 3G 무제한요금제(올인원 54)에 부담을 준 초과량 이용자 발생을 차단하는 동시에 5만5천원 이용자들을 6만2천원대로 끌어올려 가입자당매출(ARPU)을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장동형 마케팅부문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출시한 LTE 요금제는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다"며 "안심옵션이 있지만, 이는 3G 요금제에 있던 무제한요금제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말하며 4G 서비스에서 무제한 요금제 도입 가능성에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SK텔레콤의 3G 올인원54(무제한요금제) 가입자는 1천만이 넘어 이 회사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의 55% 가량에 이르고 있다.
무제한요금제 가입자의 데이터사용량은 평균 1.1기가(GB) 가량이다. 5기가 이상을 쓰는 사용자는 2%, 10기가 이상을 쓰는 가입자는 0.04% 수준이다.
SK텔레콤은 5기가 이상 초과량 이용자 등 일부 사용자들이 대부분의 정상 가입자의 트래픽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제한요금제의 도입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4G에서는 무제한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만큼은 제공하되, 고용량 무제한 사용은 막겠다는 계산을 한 셈이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전략본부장은 "데이터무제한을 선택하지 않은 고객은 3G보다 LTE가 싸진다"며 "올인원 54이상 요금제를 쓰더라도 평균 1.1기가 이상 쓰지 않는 이용자라면 LTE가 동일한 요금수준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말처럼 올인원54와 LTE52를 비교해보면, LTE 52는 음성통화(250분)가 올인원 54(300분)보다 30분이 적다. 하지만 데이터는 1.2기가(GB)로 올인원 54(평균 1.1기가)대비 100메가(MB)가 가 많다. 문자는 둘다 250건씩 똑같다.
소비자부담은 LTE 52가 음성에서 5천400원이 늘어나고 데이터에서 5천원이 줄어든다. 기본 요금이 LTE 52가 올인원54보다 2천원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고객부담은 LTE 52가 1천600원 가량 적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가입자들의 체감요금은 회사 측의 기대와 상당히 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LTE52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사용한도가 1.2기가(GB)에 불과하다. LTE의 최대 장점인 데이터 업·다운로드 속도를 활용해 각종 동영상을 다운받고 이용한다고 볼 때, 향후 데이터사용량이 많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52요금제의 1.2기가 데이터량이면 고화질(HS) 영화 한편도 채 다운받을 수 없는 수준. 네트워크 게임을 하고, 유투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모바일 멀티 네트워크 게임이나 고화질(HD) 영상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데이터량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3GB 정도의 데이터용량의 LTE62요금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월 9천원을 내면 기본 제공량 외에 400kbps 수준으로 이메일이나 웹서핑 수준의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부담이 계속 늘어난다.
업로드 7배, 다운로드 5배의 속도와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는 서비스임에도 기존 3G와 같은 데이터사용량을 기준으로 놓고 요금제를 설계한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대용량 멀티미디어 시대를 생각한다면 데이터요금 폭증의 우려감도 나온다.
SK텔레콤은 3G에서 올인원54요금제를 주력으로 삼았지만, 이번 LTE 서비스에서는 LTE 62요금제를 중심에 두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네트워크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LTE 서비스가 가입자요금을 올리는 구실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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