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미 FTA에 대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끝장 토론이 예정돼 있는 17일 정동영 최고위원이 이를 '21세기형 을사늑약'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905년 체결한 을사늑약 내용은 '일본과 한국 정부가 결합해 이익공통주의를 공고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2011년 한미 FTA를 21세기판 '을사늑약'으로 이를 방치하고 야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미 FTA에 대한 당의 3가지 원칙으로 ▲미국에 따른 급한 비준 반대 ▲참여정부 때 과오에 얽매이지 않을 것 ▲야권 통합 정신으로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면 몸싸움을 불사해서라도 한미 FTA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미국이 비준했다고 덩달아 비준 동의할 수 없다"며 "몸싸움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지금 미국 월가가 고장나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를 수정하라고 전 세계에서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은 미국식 제도를 가감 없이 직수입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는 참여정부 때 시작되고 체결된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필요하면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가 참여정부 때 한미 FTA를 시작하고 타결했다고 주눅들 필요가 없다"면서 "필요하면 반성문도 써야 한다. 반성과 성찰을 통한 FTA 저지가 우리 원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두 번 다시 한-EU FTA 합의 때와 같은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된다"며 "밖에서는 민주당이 시늉만 내고 또 한미 FTA를 추인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우리 정체성과 함께 야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위기에 처한 민주당의 존재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 반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10.26 서울시장 선거 이후 제2의 거친 파도가 민주당을 덮칠 것인데 우리가 살 길은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한미 FTA를 밀어붙이는 정당이고 우리는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고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정당임을 국민이 받아들일 때 민주당의 존재 근거가 확립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가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박원순 후보를 서울 시장 만드는 것에도 도움될 것"이라며 "FTA 앞에 우물쭈물하거나 시늉만 막는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말끔히 씻는 분명하고 선명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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