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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법으로 IT서비스 규제?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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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업계, IT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 주장

[김관용기자] 정부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의 공공참여 전면 제한 조치가 발표된 이후 IT서비스 업계에 'IT서비스산업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 정책의 취지가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으나 본래의 취지와 달리 성격이 다른 IT서비스 산업만 규제하는 꼴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IT서비스 기업들은 정부가 내용도 성격도 전혀 다른 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규정하고 규제하려다 보니 정책마저 왜곡됐다며 정부 정책의 제고와 전문법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IT서비스산업은 ▲최적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조직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해당분야의 업무와 사업의 부가가치를 제고하며 ▲IT를 기반으로 기존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하지만 SW산업진흥법에선 SW산업을 SW의 개발·제작·생산·유통 등과 이에 관련된 서비스 및 정보시스템의 구축·운영 등과 관련된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SW산업과 IT서비스 산업을 동일선상에서 규정하고 있다.

크게 보면 IT라는 대분류 아래 SW와 IT서비스를 한데 묶을 수는 있지만, 각각 따지고 보면 이 두 산업은 생산방식부터 그 성격이 매우 상이한데도 정부와 법은 둘을 같은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W산업은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완성본을 유통시키고 있지만 IT서비스는 프로젝트별로 최적화시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이라 서비스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IT서비스 산업과 SW산업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사업 특성과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다른 별개의 산업"이라면서 "IT서비스와 SW산업의 생산비 구조 또한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도 IT서비스와 SW산업 다르게 분류

국제연합(UN) 등 국제 사회에서도 IT서비스와 SW산업을 다른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UN의 국제표준산업분류체계(ISIC rev 4.0)에서는 SW산업은 출판업에 속하며, IT서비스산업은 컴퓨터프로그램 및 시스템통합관리업으로 인식된다.

북미표준산업분류체계(2007 NAICS)에서는 SW는 출판업과 같이 '인포메이션'이란 대분류에 속하지만, IT서비스는 대분류가 '과학기술서비스업'으로 돼 있다.

국내에서도 IT서비스 산업의 경우 정보시스템의 개발과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IT기술, 업무 지식, HW와 SW 등의 정보자원을 통합하며 경영전략 실현과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ㆍ교육ㆍ의료 등 사회의 정보 인프라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민원시스템이나 고객관리시스템, 공항관리시스템 등이 IT서비스 산업에 속한다.

이에 따라 IT서비스는 경험 및 노하우, 업무지식이 중요하며, 컨설팅, 분석 및 설계, 품질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객 요구에 의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기 때문에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효과가 있다.

이에 반해 SW산업의 경우 범용 패키지 SW의 개발 및 생산 개념에 가깝다. 워드프로세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임베디드(Embedded) SW, 게임 SW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제조업에 가까운 생산과 유통 모델을 가지며, 개인 용도나 정보시스템에 들어가는 하나의 요소(Component)로서 기능한다. R&D 중심의 소규모 벤처 기업도 사업적 성공이 가능한 산업이다.

이같은 성격차로 두 산업은 생산비 구조 또한 다르다. IT서비스의 경우 정보시스템 구축시 분석과 설계, 구축, 통합, 테스트의 과정을 각 고객에 맞춰 실시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나 SW는 대량으로 생산할수록 가격이 낮아지고 낮은 가격일수록 대량 판매가 가능해진다. 시장 독점이 용이한 이유다.

◆"SW산업 육성 위해선 최저입찰제 문제 선결돼야"

지식경제부 등 4개 부처는 지난 달 2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을 보고하고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를 전면 제한키로 했다.

IT서비스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에 의존하고 저가로 공공시장에 참여함으로써 SW 생태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이에 대해 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라는 산업적 특징에 따라 IT서비스 산업은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큰 시장 점유율을 갖는 산업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5대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W산업을 살리자고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산업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일본의 IT서비스 시장은 후지쯔, NEC, 히타치, NTT데이타, IBM이 나눠먹고 있다.

IT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성이 다른 두 식물에 같은 양의 물을 주면 한쪽은 죽을 수도 있다"면서 "IT서비스와 SW산업을 분리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의 인식이 필요하고, IT서비스산업진흥법과 같은 관련 법률을 제정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IT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SW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사실상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공공사업 분야에서의 최저입찰제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개선책 없이 IT서비스 대기업만 규제한다고 SW산업이 살아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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