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1'의 가장 큰 묘미는 시장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을 미리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스타 2011' 기간 내내 각 게임사 부스에는 출시되지 않은 신작을 시연해 보려는 게이머들로 북적였다.
MMORPG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퀘스트 구성의 스토리 구조를 과감히 없앤 게임부터 전투가 열리는 장소를 무작위로 출현시키는 게임, 하늘을 나르는 경공술을 선보이는 전통 무협 게임까지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은 다가올 게임의 트렌드를 종일 만끽했다.
◆'길드워2', "하루 최대 600명 시연 가능"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오는 2012년 출시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길드워2'의 시연을 위해 자사 부스에 48대의 PC를 준비했다. 지스타 현장을 찾은 게이머들은 정확히 40분간 '길드워2'의 초반부를 시연해 볼 수 있다. '길드워2'에는 5개 종족과 8개 직업이 등장하지만 이번 지스타 버전에는 인간 종족만 체험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하루 최대 600명의 게이머가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며 "이번 지스타를 통해 게이머들이 '길드워2'의 장점과 지향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길드워2'는 엔씨소프트의 북미 개발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이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약 4년간 개발 중인 게임이다. '길드워2'가 특징으로 내세우는 것은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월드 이벤트 시스템'이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아레나넷 대표는 "이용자들이 똑같은 퀘스트를 받아서 해결해야 했던 다른 MMORPG와 달리, '길드워2'의 게임세계에선 하나의 이벤트가 일어나면 그 이벤트로 인해 다른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시연버전에서 등장하는 '켄타우르스'의 공격을 막아내는 이벤트는 이용자들이 힘을 합쳐 '켄타우르스'를 막아내면 적들의 세력이 약해진다. 공격을 내버려두면 적들의 힘이 강해져 다시 쳐들어 오는 등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게임 내 스토리가 영향을 받는다.
오브라이언 대표는 "'길드워2'는 게임 세상이 살아있는 게임"이라며 "이용자들이 특정 지역을 공략하고 나서 다시 같은 지역으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일이 '길드워2'에선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길드워2'의 북미 지역 비공개 테스트(CBT)를 연내 시작할 계획"이라며 "상용화 일정 자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일정을 설명했다.
◆'리프트',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눈길
CJ E&M 넷마블(부문대표 조영기)은 미국 트라이온월드사가 개발한 MMORPG '리프트' 시연 PC 30대를 현장에 마련했다. 이용자들은 18레벨부터 19레벨까지 플레이를 통해 자유롭게 리프트, 침공 등 차별화된 게임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
'리프트'는 게임세계 내에 공간에 균열이 생겨 새로운 적들이 나온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다양한 이용자간대전(PvP), 이용자와 컴퓨터간 대전(PvE)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소울'이라는 캐릭터 특성을 선택해 이용자의 전략에 맞춘 2천340가지의 다양한 캐릭터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트라이온월드의 '리프트' 총괄 프로듀서인 러스 브라운은 11일 열린 '리프트' 개발자 간담회에서 "대규모 전투를 즐기는 한국 이용자들에게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역동적인 세계, 나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소울 시스템 등 '리프트'만의 게임 특성들이 전 세계 이용자들 중 특히 한국 이용자들의 취향에 딱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프로듀서는 "그 동안 한국 시장에서 북미·유럽권에선 만든 온라인게임이 실패했던 이유는 게임의 품질이 정말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리프트'는 이러한 부분에서 자신이 있고 시장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며 계속 추가적인 콘텐츠를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CJ E&M 넷마블은 오는 2012년 1분기 내 '리프트'의 비공개 테스트(CBT)를 실시하고 2분기 내 공개 테스트(OBT)를 시작할 계획이다.
◆'열혈강호2', 정통 무협 장르 속으로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이번 지스타에서 자사 대표작인 '열혈강호'의 지적재산권(IP)을 대폭 활용하고 있다.
부산 벡스코 광장 한 가운데는 '열혈강호'의 주인공인 한무진의 커다란 동상이 우뚝 서 있으며, 지스타 부스는 무협 세계에 등장하는 주막처럼 꾸몄다. 지스타 한 가운데에 무협 영화에 등장할 법한 세트가 차려졌다.
엠게임은 2004년 출시된 '열혈강호'에 이어 2012년 '열혈강호2'의 출시를 개발하고 있다. 7년만의 후속작인만큼 현재 MMORPG 트렌드에 맞춰 5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를 버리고 8등신의 캐릭터가 등장해 경공술을 펼치는 정통 무협게임을 준비 중이다.
오는 12월 첫 1차 비공개 테스트 앞둔 '열혈강호2'는 이번 지스타 시연버전에선 총 5종의 클래스 중 무사·혈의·사수 3종의 클래스만 공개했다. 지스타 현장에서 이용자들은 마을의 끊어진 다리를 2단 점프와 채공 등을 이용해 건너는 등 경공술을 시연해 볼 수 있다.
지난 11일 기자들과의 오찬 모임에 참석한 권이형 사장은 "전작인 '열혈강호'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은 중국이었는데, '열혈강호2'에도 중국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모든 퍼블리셔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만든 무협 게임 장르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열혈강호2'는 해외 실적에서도 '열혈강호'를 뛰어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형 사장은 '열혈강호2'의 공개 일정에 대해선 "오픈 일정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며 "1차 비공개 테스트 이후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서 시스템,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변경 여부를 결정하고 시기를 조정할 것이다. 가능한 수준을 높여서 서비스하겠지만 1년 이내 개발을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산=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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