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가 출시되면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연 이런 기대감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시장 조사기관인 우얄라(Ooyala)가 13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그런 기대는 충분히 근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분 넘는 긴 동영상은 역시 태블릿"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태블릿 이용자들은 데스크톱PC 이용자에 비해 동영상 시청 시간이 평균 28% 가량 더 긴 것으로 집계됐다.
또 동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비율 역시 태블릿 이용자들이 다른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에 비해 30% 가량 더 높았다.
기기별 동영상 시청 유형을 살펴봐도 이런 추이는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블릿 이용자들은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이용자에 비해 10분 이상 긴 동영상 시청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짧은 동영상 클립을 보기 위해선 주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를 이용하지만 긴 동영상을 볼 때는 태블릿이나 커넥티드TV를 많이 이용했다.
기기별 콘텐츠 시청 유형 비교 그래프는 이런 추세를 한 눈에 보여준다. 10분 이상 동영상 시청 비율이 모바일 기기에서는 30% 수준에 머물렀지만, 태블릿에서는 42%로 늘어났다. 태블릿에서 시청되는 동영상의 절반 가까운 분량이 10분을 넘어가는 긴 파일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10분 이상 콘텐츠를 끝까지 시청하는 비율을 살펴봐도 이런 차이는 한 눈에 드러난다.
10분 이상 동영상 파일을 4분의 3 이상 시청한 비율이 데스크톱에서는 18%에 불과했지만 모바일 이용자들은 이 비율이 20%에 달했다.
하지만 태블릿 이용자들은 28% 가량에 달했다. 커넥티드TV에 비해선 그 비율이 낮았지만 데스크톱이나 모바일에 비해선 훨씬 높은 수치였다.
◆TV 쇼-영화 전체 시청 비율 급증
야후가 지난 6월 발표한 또 다른 자료를 한 번 살펴보자. 야후의 자료는 2009년과 2011년의 온라인 동영상 시청 행태에 관한 내용이다.
먼저 시청하는 동영상의 유형부터 살펴보자. 아직까지는 짧은 동영상이 74%로 전체의 4분의 3 정도에 이른다. 반면 TV쇼 전체 영상을 본 비중은 18%, 영화 한 편을 통째로 본 사람은 8%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우선 짧은 영상 시청 비율은 84%에서 74%로 10%P 줄어든 반면, 반면 TV 쇼 한 편 전체(11%→18%), 영화 한편 전체(5%→8%)를 본 사람은 눈에 띄게 늘었다.
온라인 공간에선 여전히 짧은 영상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조금씩 영화나 TV 한 편을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보다 더 의미 있는 결과는 시청 시간 대 비교 그래프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프라임 타임'이라고 불리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온라인 동영상 시청 비율이 2년 전에 비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다. 프라임 시간 대의 온라인 동영상 시청 비율이 거의 30%P 가량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아예 곡선의 모양 자체가 달라졌다.
야후는 넷플릭스와 훌루 같은 서비스가 성장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런 의미 외에도 '패러다임 변화'란 측면에서 이런 현상들을 살펴봐야 한다. 적어도 TV가 독점해 왔던 '거실의 황제' 자리가 조금씩 위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주요한 요인 중 하나는 태블릿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을 것 같다.
아이패드에 이어 오는 15일 아마존의 야심작 킨들 파이어까지 출시되면 이런 추세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바야흐로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도 패러다임 변화의 거대한 물결이 조금씩 몰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