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케이블TV방송사(SO)들이 오는 23일까지 지상파방송사와의 협상이 결렬될 시 24일 지상파 재전송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약 10일 후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이 없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케이블TV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전국 93개 SO 회원사가 오는 24일 지상파 재송신 중단에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방송 중단은 사실상 전국의 아날로그 및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만일 현실화될 때 시청자 혼란은 불가피하다.
이날 결의는 지상파와 SO간 재송신 대가를 산정하는 '재송신실무협의체'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됐다. SO들이 방송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보인 것이다.
지난 10월28일 서울고등법원은 CJ헬로비전이 디지털 지상파 방송 신호를 가입자에게 무단 공급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지상파 3사에게 각각 5천만원을 이행강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와 SO는 '재송신실무협의체'에서 오는 23일까지 재송신 대가를 산정하기로 했지만 CJ헬로비전에 대한 이행강제금 집행 시점을 두고 논의는 중단됐다. SO측은 협상이 진행되는 23일까지의 이행강제금을 없는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상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SO들이 지상파방송사에 재전송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SO측에 가입자당 약 280원(+a)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O들은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을 송출해 얻는 난시청 해소 및 광고 효과가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앤앰 최정우 전무는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함으로서 커버리지가 늘어났고 광고 기여효과가 크다고 본다"며 "전체 광고매출 약 2조2천억원의 30%정도인 7천억 정도가 커버리지를 확대해주는 대가이며 적어도 5천~6천억원은 재전송 대가"라고 설명했다.
강대관 현대HCN 대표는 "지상파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면 기입자당 연간 1만원, 매년 1천500억원을 지상파방송사에 지불해야 하는 것과 같다"며 "케이블TV가 지상파에 기여한 부분이 연간 5~6천억원이기 때문에 재전송료를 준다는 건 있을 수 없고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도 안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은 법원이 지상파 콘텐츠의 저작권을 인정한 만큼 적절한 대가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측은 최근 KT스카이라이프와 재전송료 협상에서 '타사와 차별 없이 최혜대우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케이블TV와도 가입자당 280원 이하의 계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국민을 볼모로 한 돌이킬 수 없는 극단적인 협박을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상파방송사와의 합리적인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면서 "재송신 대가 산정 협의는 지상파와 SO 전체간의 논의이지만 가처분 간접강제는 CJ헬로비젼에 국한되므로 이행강제금과 관련 언제라도 CJ헬로비젼과 합리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 속 협상을 이뤄낼 수 있을 지, 방송 중단이 현실화될 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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