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한미 FTA 원천무효, 무효화 투쟁 나설 것"

[채송무기자] 한나라당의 한미 FTA 강행처리에 대해 민주당이 '원천 무효'를 선언하고 원내외 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는 민주주의의 죽음을 봤다"며 "한미 FTA 비준에 대해 우리는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이제 무효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우리는 무효화 투쟁을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을 관철하고 이것이 지금 되지 않는다면 총선을 통해 우리가 국회 다수 의석을 점해 FTA 재협상을 관철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농민과 농촌,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경제 정책이 한미 FTA 재협상 요구의 기초"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151명의 거수기에 의해 처리된 날치기 폭거는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법률적으로도 위헌 심판을 통해 효력을 따질 것이고, 정치적으로도 FTA는 내년 4.11 총선을 통해 야당이 승리하면 정치적으로 폐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151명 한나라당 거수기들에 의한 FTA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수는 없다"며 "국민들이 151명의 거수기를 처절하게 심판해주고 날려보내달라"고 국민에 요청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한국이 이제 미국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됐다는 외국 언론의 조롱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파기 후 재협상"이라고 한미 FTA의 파기 투쟁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정부여당을 맹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과 맹목적인 거수기 정당 한나라당이야말로 역사상 최악의 권력과 집권여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뼛속까지 독재정권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권력의 힘으로 국민을 굴복시키려는 이 정권에 대해 민주주의도, 대화도 구걸할 필요 없다. 투쟁과 승리의 길만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국민을 복종시키려고 하는 이명박 정권과 절대 타협은 없다. 민주세력은 국민과 함께 투쟁하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처리 상황을 예측하지도 막아내지도 못한 민주당의 무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후안무치에 국민들은 분노하지만 민주당의 무능에 대해서도 격노하고 있다"며 "정당정치가 극도로 불신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제의 한미 FTA 날치기 처리와 민주당의 무능으로 더욱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의 늪이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최고위원은 "야권의 대동단결만을 외치고 있는데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내면적 혁신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한미 FTA 날치기의 일차적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지만 민주당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책임지는 사람도 없는 이 정당을 국민들이 믿어주겠나"고 말했다.

<사진 제공=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