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지난 달 미국은 자기네 정보를 가장 잘 빼가는 나라 두 곳을 지목했다. 이달 들어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천400만달러 규모의 사이버 범죄를 수사한 끝에 6명을 체포했다. 일리노이주 상수도 시설 해킹 사건도 한 동안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 달엔 '스팸 왕'으로 불리던 한 해커가 재판을 받는다. 그는 매일 100억개의 스팸 메일을 무차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러시아와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마크 잘레오티 뉴욕대 교수는 22일(현지 시간) "왜 러시아 사람들은 해킹을 잘 할까?"란 흥미로운 글을 통해 일련의 해킹 사건마다 러시아가 개입돼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통계자료만 봐도 러시아발 해킹이 얼마나 위력적인 지 잘 알 수 있다. 잘레오티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사이버 범죄 관련 매출의 35% 가량을 차지한다. 관련 매출 규모만 25억~37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세계 IT 경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둘 간의 불균형 현상이 엄청나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럼 러시아인들은 왜 이렇게 해킹을 잘 하는 걸까?
일부에선 러시아 정부가 전략적으로 해커들을 양성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2008년 그루지아 사태 때 러시아 해커들이 집중적으로 활약하면서 크렘린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래서일까? 첩보 영화 같은 곳에선 대형 해킹 사건에 단골로 러시아인들을 등장한다.
하지만 잘레오티 교수는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바로 뛰어난 IT 인력은 많은 데 정작 그 기술을 써먹을 곳은 많지 않다는 것. 그러다 보니 우수한 IT 인재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해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레오티 교수는 이런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I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형적으로 큰 점만 고려하더라도 이런 주장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부여할 순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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