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팬택이 4년8개월의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끝낼 수 있게 됐다. 팬택 채권단이 팬택의 워크아웃 졸업안에 7일 전격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박병엽 부회장이 전날 돌연 사퇴를 언급한 이후 하루만이다.
7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11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팬택 채권단은 2천138억원 규모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워크아웃 졸업안에 합의하고 이를 팬택 측에 통보했다.
신디케이트론은 여러 은행이 동일한 조건으로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채권단에 속해 있는 금융기관들이 모두 워크아웃 졸업안에 동의해, 워크아웃 채권이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되는대로 팬택은 워크아웃을 자동 졸업하게 된다.
현재 팬택의 금융기관 채무액은 4천500억원 규모로, 워크아웃에 참여한 11개 은행이 2천138억원의 협약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비협약채권은 새마을금고, 신협 등 중소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다.
2천362억원 규모의 비협약채권은 팬택이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자체적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박병엽 부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에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안에 극적인 합의를 봄으로써, 팬택은 2007년 4월 워크아웃을 개시한 지 4년8개월만에 경영 정상화로 접어드는 경사를 맞았다.
팬택은 "2007년 4월19일 국내 기업 역사상 최초로 자발적 기업개선작업을 개시하고 2011년 3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영업익을 달성하는 등 팬택의 기업 구조조정은 '최초'와 '혁신' 사례를 잇달아 남긴 모범사례"라며 "지난 20년을 넘어 앞으로 50년 이상을 영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더욱 성장해 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박 부회장에게 다시 복귀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부회장은 이미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 말까지만 일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황.
그가 던진 승부수대로 순조롭게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게 된 만큼,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복귀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아니면,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자 모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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